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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의약품 관리실태 바로잡는 기회로
마약류 의약품 관리실태 바로잡는 기회로
  • 연합뉴스
  • 승인 2012.10.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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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정신성 의약품 프로포폴, 이른바 ‘우유주사’ 사건이 또 터졌다. 마약류 의약품의 불법 유통 및 투여 사건이 달을 거르지 않고 보도되는 것을 보면 우리 주변에 만연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정부가 지난해 초 이미 프로포폴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추가 지정하고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일이 잇따라 터지고 있으니 그간의 조치들을 재점검하고 보다 실효성 있고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할 때다.

 서울 중앙지검강력부는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빼돌려 유통하고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로 의사와 전직 간호조무사, 병원 상담 실장, 제약회사 영업사원 등 5명을 12일 구속했다. 지난 달에도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연예인 1명이 구속된 바 있다. 8월에는 산부인과 의사가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에게 마약류 의약품인 미다졸람을 포함 13개 약물을 혼합 주사, 숨지게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던졌다.

 문제는 잇따르는 마약류 의약품의 불법 유통 및 투여 사건 뿐 아니라 이런 마약류 의약품의 오ㆍ남용 실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 30대 여성은 지난해 6월부터 4개월간 경남의 한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59차례나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30대 여성은 지난 1년동안 광주ㆍ 전남지역 병원 51곳에서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며 58차례나 포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과거엔 과도한 일정과 업무스트레스가 심한 업종의 종사자들이 불면증, 불안증세 등을 벗어나려 프로포폴에 손을 댔다가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일반인들의 중독 사례가 급증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상황이다.

 식품의약안전청은 마약류 의약품을 공급받은 의료기관에 대해 이들 약품의 처방 사유, 양 등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고 한다. 또 의,약사가 처방, 조제를 할 때 알림창을 띄워 환자가 여러 기관에서 같은 성분의 약을 과다, 중복 처방받지 않도록 마약류 의약품에 대해 의약품 처방조제지원시스템(DUR)을 도입키로 했다. 과다, 중복 처방을 막기위해선 철저한 실행이 관건이다. 불법 투약 등 마약류 의약품의 남용 사례를 막기위한 첫 방어막은 불법 유통의 차단이다. 지난해 병원에서 발생한 마약류 도난ㆍ 분실사고는 850건, 올 상반기에만 547건이다. 프로포폴은 종합병원보다 병ㆍ의원급에서 더 많이 쓰인다고 한다. 마약류 의약품을 공급받는 의료기관에서 엄격한 처방, 재고 관리, 관계자들에 대한 철저한 감독을 통해 불법 유통의 첫 차단막을 쳐야한다는 이야기다. 병원에서 빼돌려진 약품을 유통하고 투여해주는 불법 공급자들에 대한 강력하고 상시적인 단속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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