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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통일절 <131>
제14화 통일절 <131>
  • 오뉴벨
  • 승인 2012.10.1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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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젊음이야! 사랑이야!(7)
▲ 일러스트 김 순 기자
"부대에서 축구경기가 벌어졌는데…"

 "지누! 이제 말 놓아도 괜찮지? 그런데 지금도 그 태환 선배랑 만나고 있나?"

 이윽고 나의 긴 추억을 듣고 난 진혁형이 따뜻한 눈빛으로 물어왔다.

 "형은 왜 그것까지 물어요? 그렇다면 파트너 자격이 없단 말 하려구요?"

 나는 아주 신경질적으로 진혁형을 향해 쏘아붙였다. 아직도 내가 태환 선배와 함께 한다면 이 도시를 이처럼 방황하고 다닐 것인가?

 "그날 이후 곧 떠나버렸죠! 나에겐 한 마디 말도 없이 감쪽같이 속이고 군대에 갔다구요! 아직도 어느 부대에 있는지 가르쳐 주지 않고 있다구요!"

 나는 술잔에 나의 눈물을 몇 방울 떨어뜨려 마시면서, 마치 진혁형이 태환 선배인 것처럼 사나운 눈길을 보냈다.

 "이젠 내 차례가 됐나? 난 바로 군대에서 나를 발견했다고나 할까?"

 진혁형은 자신의 잔에 스스로 맥주를 가득 부어 단숨에 마시고 나서, 마치 나를 연인이기나 한듯이 그윽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난 지누와 반대로 내가 먼저 상대를 찾았지! 상병인데도 소대장! 다이아몬드 하나인 소위를… ! 군인이라기엔 너무나 귀공자 같았어! 어느 나라 황실의 잘 생긴 왕자 있잖아? 그러니까 내가 시종이 되더라구! 정말 열심히 따까리 했지!"

 "글쎄요! 난 아직 군에 안 가서 실감이 안 나네요!"

 "그런 어느 여름날 부대에서 축구경기가 벌어졌지! 사병팀 대 장교팀이 겨루었는데 내가 어땠는지 알아? 하하하!"

 진혁형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해서 나는 의아했는데 듣고보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글쎄 축구경기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볼을 소대장님께 넘겨주곤 한거야! 강지누! 생각해보라구! 적에게 볼을 패스해주다니! 말이 되냐구! 하하하!"

 "그날 진혁형은 매맞아 죽지 않고, 어떻게 살아서 제대해 나왔어요? 하하하!"

 나 역시 폭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다음 순간 진혁형이 아주 은밀한 고백을 시작했다.

 "결국 3대 빵인가로 사병팀이 경기에 지고 나서, 부대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게 됐는데 거기서 왕자님을 만난거야!"

 "서로 발가벗구요?"

 "물론이지! 근데 원래 사병과 장교의 샤워실은 분리돼 있는데, 내가 몰래 들어갔던거야! 아무도 없는 줄 알고… !"

 "그때 왕자님, 아니! 그 소위님이 뭐라던가요?"

 그때 소위님은 미소를 띈채 이런 협박을 했다.

 "아쭈! 장진혁 상병! 너 영창 가구 싶어?"

 "앗! 소대장님!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야야! 그렇다구 씻다 말구 그렇게 나갈 거야? 한번만 용서한다!"

 "네에! 감사합니다! 그럼… !"

 하다가 진혁형은 아주 난처한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뜻밖에도 그토록 짝사랑해 온 소위님의 누드를 감상하게 되자, 주책없이 자신의 심벌이 당장 거대한 반응을 일으켰던 것이다. 이윽고 이를 발견한 소위님이 장진혁 상병을 쏘아보며 명령을 내렸다.

 "어? 겁없이 어디서 거총을 하나? 당장 내리지 못해!"

 그런데 이런 소대장의 명령에도 장진혁 상병의 심벌은 정말 겁대가리없게도 더욱 반항을 했다. 아예 프리컴(애액)까지 내비치며 꺼떡댔던 것이다. 그리고 더욱 황당스러운 일은 소위님의 심벌도 이런 부하 앞에서 질 수 없다는 듯이 서서히 거총자세를 취했던 것이다. 이때 장진혁 상병은 하늘이 팽그르 돌면서 쓰러질 것 같아 소위님! 아니 왕자님을 향해 두 팔을 벌려 매달렸다.

 "어엇? 장상병! 너 미쳤냐? 왜 이래?"

 그때 장진혁 상병은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감히 뱉을 수 없는 엄청난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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