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마! 성은 성스런거야!"
그리고 이번엔 성민이 거대해진 섹스를 들이민다. 동시에 관객석에선 한숨이 뿜어져 나온다.
"와아! 힘드네!"
"무슨 소리야? 이제 겨우 시작인데… !"
아아! 그렇다면 섹스란 노동일까? 쾌락일까? 하지만 성민은 다음 순간 섹스가 쾌락으로 바뀐다.
"아! 미쳐!"
"그래? 진짜로 미치게 해줄까?"
순간 철구가 일어서더니 성민에게 터널공사를 시작한다.
"아악! … 안돼요!"
"좀만 참아!"
"윽! 나 죽어!"
그러자 철구가 탑에서 바텀으로 역할을 바꾼다.
"이젠 네 차례야!"
"형두 나처럼 아플거야!"
"짜슥아! 걱정마! 난 선수라구!"
철구가 두 손과 무릎으로 엎드려 성민을 받는다.
"형! 고마워! 형이 내게 노랠 가르쳐 줄 때랑 똑같은 기분이야!"
"무슨 소리야?"
"형이 나에게 `젊음이야! 사랑이야!`를 가르쳐 줄때, 난 형한테 섹스를 느꼈다우!"
"그건 사랑의 노래니까… !"
"아냐! 내 말은 형 목소리와 내 목소리가 만나 화음을 이룰 때의 쾌감이… ! 지금처럼 말야!"
성민이 절정으로 치달아 몸에 경련을 일으키기 직전에 철구가 재빨리 몸을 뺐다! 이때 스크린에는 박진감 넘치는 카메라 워크로 성민이 클로즈업 됐고, 다음 순간 그가 분출하는 하얀비가 허공을 향해 세차게 뿜어졌다! 그리고 축구에서 골인된 볼을 슬로로 재생하듯이 하얀비의 적나라한 폭발을 천천히 보여줬다. 그것은 장예모 감독의 <황후화>에서 태자를 범한 황후에게 내려진 사약을 황후가 허공을 향해 내던졌을때 뿌려지던 한약 액체의 장면과 흡사했다.
"아… 아!"
관객석에선 거의 신음에 가까운 감탄사가 쏟아졌고, 베토벤 교향곡의 피날레 같은 격정적인 엔딩음악이 고조됐다. 이때 스피커에서 멘트가 흘러나왔다.
"네! 오늘의 하일라이트! `강한 남자 스트롱맨`과 `예쁜 남자 푸리티맨`의 `하얀비를 쏟아라!` 잘 감상하셨습니까? 특히 첫 출연임에도 너무나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예쁜 남자 푸리티맨`에게 뜨거운 박수를 부탁합니다!"
"와아!"
순간 관객들이 술잔을 내려놓고 박수와 함성을 질렀다.
`후우! 저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됐을까? 나 역시 암수컷에 주어진 섹스의 법칙을 어기고 이반이 된 이유가 뭘까?`
그 카페는 도심 지하철역에서 아주 가까운 지점에 숨어 있었다. 나는 SM의 안내로 그곳 손님이 됐다. 새벽 2시 가까운데도 한창 활기를 뿜고 있었다.
"난 장진혁이라고 해요! 복학생이구! 암튼 이렇게 만나서 방가요!"
SM이 본명을 밝히며 나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건네왔다. 아까 무대에서 볼 때와는 달리 좀 나이가 들어 보였다. 나는 트레이드 마크인 두 뺨의 보조개를 살짝 띄우면서 미소로 대답했다.
"강진우가 아니라 강지누라구 해염! 대학 새내기구여!"
이곳은 진혁형의 단골인 듯 주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술과 안주를 가져왔다. 둘이는 서로의 잔을 채웠다.
원샷으로 털어넣은 진혁형이 나의 눈을 그윽히 바라보며 물어왔다. 아까 무대에서 배역에 따라 욕망을 담았던 눈빛과는 또다른 갈망의 응시였다.
"요즘은 캠퍼스에도 우리와 같은 코드의 친구들이 좀 흔해졌나봐요?"
하고 가지런한 치아를 활짝 드러내어 웃으며 진혁형이 다시 잔에 술을 부었다. 나는 얼른 마른 안주 하나를 골라 민혁형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그가 입을 쏘옥 내밀어 날렵하게 안주를 낚아채갔다.
"아이! 형! 남들이 보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