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뭐든 받기보다 주는걸 좋아한다구여! 울 아버지가 기업을 하면서 수많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주고, 재난이 나면 구호의연금을 내놓는걸 보면서 살아온 탓인지 몰라염! 오늘밤 스타에게도 난 머니를 줄꺼니까 부담없이 받아달라구여. ㅋㅋㅋ!"
"좋아요! 저도 남에게 주기를 좋아하거든요."
그녀가 생글생글 미소를 날리며 말하자, 황태자가 양주를 시켜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고 나서 말했다.
"그거 잘 됐군여. 우리 같은 사람끼리 만나서…! 하지만 오늘은 스타가 특별히 양보해서 내가 주는 걸 받고, 다음엔 내가 스타가 주는걸 받을께염."
그리하여 그날밤 하이나는 황태자에게 온몸을 맡겼다. 뜨거운 육체가 재만 남을 때까지!
황태자는 그녀의 혓뿌리까지 뽑아낼듯 딥키스와 그녀의 귓바퀴속을 역시 혓끝으로 소름이 끼치도록 후벼주더니, 갑자기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가 돼 그녀의 목덜미와 유방을 이빨과 입술로 선명한 자국과 핏멍울이 맺히도록 물어뜯고 빨아주다가, 늘씬하게 펼쳐진 뱃가죽을 타내려 움푹 패인 배꼽을 다시 그의 혓끝으로 온몸이 자지러지도록 간지럼을 태워주었던 것이다. 그 다음에 황태자는 무릎을 꿇어 경건한 자세를 취하더니, 곧 그녀의 몸뚱이 위로 자신을 밀착시키면서 그의 육체에서 가장 예민한 반응으로 팽창된 부분을 하이나의 몸안에 삽입했다. 그리고 그의 결렬한 행위가 이어지자 하이나는 비명을 지를 정도의 고통과 환희에 빠졌다. 그런데 흔히 남자들은 여자와의 이런 행위를 가리켜 `따먹었다`고 자랑하는데, 지금은 반대로 그녀가 그를 `따먹었다`고나 할까? 암튼 그녀는 그날밤에 황태자가 온갖 열정을 바쳐 베풀어 주는 섹스 파티를 즐겼던 것이다.
"근데 스타는 너…너무 이쪽으로 고…고수인 것 같아염! 아마도 경험이 많은가봐여?"
이윽고 황태자가 하이나에게 쑥스러운듯 더듬는 말투로 물어왔다. 그녀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제 예명 하이나가 뭔지 아세요? 사자의 사냥감도 뺏어먹는 하이에나에서 따왔다구요. 사자보다 한 수 위 사냥꾼이라고나 할까요? 호호!"
"와! 요런 깎쟁이 같은 하이에나! 하이나에게 몸도 머니도 다 주는 난 바보 사자구여? ㅋㅋ!"
다음 순간 황태자는 그녀의 발가락부터 시작해 두 종아리와 허벅지를 거쳐 숲속을 헤쳐 그녀의 양쪽 골반을 마구 물어뜯다가 뒤집어 등줄기를 마사지하다가 입술과 혀로 딥키스를 해대는 다재다능한 뒷풀이를 해줬던 것이다. 그러자 하이나는 그녀의 히트곡 `사랑에 미쳤나봐`를 흥얼대기 시작했다.
"나 지금 사랑에 미미미 미쳤나봐! 사랑에 미쳤나봐!"
하이나가 제주도에서 돌아오자, 또다시 방송과 각종 행사, M&S의 소속 가수들의 합동공연 등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는 스케줄이 밀려들었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모두 소화해냈다.
"가수가 왜 파멸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초(대마초)나 뽕(히로뽕)의 유혹에 빠지는 줄 알아? 그 화려했던 무대의 환상 때문이라구! 미친듯 질러대는 팬들의 환호와 박수소리! 천둥 번개처럼 요란하게 번쩍이는 조명을 받으며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던 순간을 어찌 잊을 수가 있겠니? 결국 이를 환상으로나마 느끼게 해주는 초나 뽕에 빠질 수밖에…! 로드매니저인 나조차도 그런 유혹에 흔들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거든"
언젠가 지방공연을 마치고 밤늦게 귀경할 때 털어놓던 로드매니저의 이야기가 아니라도, 요즘 들어 그녀 역시 가끔씩 주체하기 힘든 허전함과 외로움이 밀려들곤 했다.
`하이나! 너 그래선 안돼! 어떻게 가수가 되어 이 자리에 오른건데… 정신 바짝 차리라구! 네 히트곡 제목 `사랑에 미쳤나봐`처럼 넌 노래에만 미쳐야 해!`
그리하여 하이나는 시도때도 없이 자신을 향해 이런 다짐과 경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