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1:00 (목)
혁신을 일상화하라
혁신을 일상화하라
  • 곽숙철
  • 승인 2012.09.17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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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E 혁신연구소장 곽 숙 철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사자가 잠에서 깬다. 사자는 가젤을 앞지르지 못하면 굶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달린다.

 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매일 아침 가젤이 잠에서 깬다. 사자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해가 뜨면 열심히 달리던 가젤은 어느 날, 자신의 빠른 네 다리가 사자쯤은 문제없이 앞지를 수 있다는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매일 아침 사자가 잠에서 깬다. 배를 채우기 위해 해가 뜨면 열심히 가젤을 쫓던 사자는 어느 날, 자신이 사냥을 하지 않아도 다른 암사자들이 사냥해온 것만으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방심하던 가젤은, 처음 사냥에 나서 죽을 힘을 다한 어느 사자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남이 사냥해온 것만 먹으며 나태해진 사자는 무리에서 버림을 받아 굶어 죽고 만다.

 시중에 널리 알려진 `가젤과 사자의 이야기`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로 잘 알려진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동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도 이와 비슷한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가 나온다. 앨리스가 레드 퀸의 손을 잡고 숲 속으로 힘껏 달리는데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 그 이유를 묻자 레드 퀸이 이렇게 말한다. "네가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한단다. 그리고 만약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한단다." 이 동화에 나오는 이상한 나라에서는 웬만큼 빨리 달리지 않으면 같은 자리에 머물게 된다. 바깥 배경이 그만큼 빨리 달리기 때문이다.

 가젤과 사자가 생존 경쟁을 벌이는 아프리카의 대평원, 힘껏 달려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이상한 나라는 곧 여느 때보다 환경 변화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이 시대를 상징한다.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으므로 결코 자만하지 말고 계속해서 열심히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한 번 성공하게 되면, 그 한 번의 성공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된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은 한 번의 혁신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델 컴퓨터의 CEO 마이클 델(Michael Dell)은 `나노 초(10억분의 1초) 동안 축하한 다음 계속 전진하라!`를 회사의 모토로 삼았다. 자칫 성공에 도취돼 안주하다가는 한 순간에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오랜 기간 성공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우리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어느 정도 잘하면 될까?` 하는 것들보다, `어떻게 하면 오늘 우리가 했던 것보다 내일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 다시 말해 혁신이 일상생활의 규범처럼 돼 그들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 기업에게 있어 최상의 실적 달성이란, 그 자체가 최종 목적이라기보다는 끊임없는 혁신 노력에 의해 생기는 부수적인 결과물일 뿐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에게는 궁극적인 결승점도, `달성했다`는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 동안의 성과에 만족하면서 앞날을 편히 지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즉, 이들 기업에 있어 `끊임없는 혁신`이라는 명제는 모든 구성원들의 일상화된 생활 습관을 넘어 조직의 역량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스티븐 샤피로(Stephen M. Shapiro)는 그의 저서 `24/7 이노베이션`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혁신을 하나의 역량으로 발전시킨 기업은 한두 가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의존하지도, 혁신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지정하는 등 인위적으로 혁신을 추구하지 않는다. 대신 기업 내의 모든 사람이 항상 혁신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업의 문제를 찾아서 해결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성공을 이어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혁신을 일상화하라. 혁신이 조직문화가 되게 하고, 조직의 DNA가 되게 하고, 나아가 핵심 역량이 되게 하라. 이제 혁신은 더 이상 위기 상황에서만 추진하거나 일상을 벗어나 특별하게 추진해야 하는 일이 아니며, 기업이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추진해야 하고, 우리가 매일 밥을 먹듯이 일상 속에서 매일같이 추진해야 하는 일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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