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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그들의 잠재력은?
지적장애, 그들의 잠재력은?
  • 한상지
  • 승인 2012.09.16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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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온언어심리치료센터 원장 한 상 지
  2012 런던 장애인 올림픽 수영 남자 200m 자유형 결승에서 우리나라 `조원상` 선수가 1분 59초 93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기존의 세계신기록을 능가하는 개인 최고기록으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다.

 첼로리스트 `김어령` 은 뇌손상 때문에 지적장애를 진단 받았으나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첼로를 전공하고 있으며 미국, 홍콩, 체코, 독일을 포함한 국내외에서 많은 연주회를 가질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가장 큰 보탬은 부모의 적극적인 수용 자세와 노력이었을 것이다.

 지적장애란 지능검사 결과 지능 지수가 75 이하에 해당하며 개인이 생활환경 적응에 필요한 기술인 사회성, 자기 관리, 의사소통 등에 결함이 있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지적장애를 앓으면 지능이나 언어 발달, 사회성, 성격발달, 학습 동기 등에서 일반인들과 다른 특징이 나타난다.

 먼저 지적장애를 앓는 아이들의 경우 새로운 것을 익히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따라서 연령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보통의 아이들에 비해 발달이 지체되는 정도가 점점 커지게 되어 시기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있지만 적절한 시기가 되어도 필요한 기술을 스스로 습득하지 못하지 못한다. 언어 발달 단계 역시 `엄마`와 같은 한 단어, `엄마 맘마`와 같이 두 단어를 같이 사용하는 등 정상적인 언어 발달 단계를 따르지만 발달의 시작 시점이 느리고 발달 속도가 느려 그대로 지체 되다가 나중에는 낮은 발달 수준에서 멈추는 특성일 지닌다.

 사회성 발달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또래 아이들과 달리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해 놀이친구들로부터 선택될 가능성이 적고 자신보다 나이 어린 아이들과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타인의 행동을 방해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고 그 관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신체 감각 및 운동기능이 또래에 비해 미흡하고 민첩성과 지구력이 결여되어 있으며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보행속도가 늦고 전체적인 행동 역시 느린 편이다.

 따라서 지적장애 아이들은 아이의 발달 단계가 늦는 만큼 거기에 맞춘 교육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이의 현재 수준을 파악해 능력에 맞는 과제를 제공하는 것이다. 간혹 아이 혼자 해낼 수 없는 과제가 주어졌을 경우라도 아이를 빨리 포기시키기보다는 부분적으로라도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줘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면 아이의 참여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적장애는 지적ㆍ인지적 능력에 뚜렷한 제한이 있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은 있지만 지적장애 자체가 질병은 아니다. 대부분의 정신지체에서 지적인 기능 자체를 호전시키기는 어렵지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할 경우 아이의 적응 수준을 훨씬 향상 될 수 있다. 아이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지적장애를 이겨내고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 언어치료 사례 = 지적장애 3급으로 진단받은 초등학교 1학년 김OO의 언어발달 연령은 47개월로 생활연령에 비해 지체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를 할 때 사건 및 상황과 관계없는 내용이 많았으며, 듣고 이해하는 활동 자체에서 어려움이 있어 언어적인 자극에 충분히 반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심리치료와 함께 전반적인 언어발달의 향상을 돕기 위해 어휘를 확장하고 다양한 인지개념을 습득시키며, 더불어 또래관계에서 형성해야 할 사회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역할놀이를 통한 자기생각을 전달하는 의사소통 기술도 치료목표가 되었다.

 현재는 글을 읽고 쓸 수 있으며 간단한 이야기의 핵심내용을 기억하고 다시 전달하기가 가능하고 제한적이지만 사건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제 센터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 방긋 웃으며 "원장선생님, 저는 수학을 잘해요"라고 말을 해 `잘 자라주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가슴 한켠이 뭉클하다. 치료과정에서 성취감을 경험하게 되면서 점차 간단한 과제지만 스스로 시도하게 됐고 학습동기가 생겨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앞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노력하게 될 것이고 그의 잠재가능성은 어쩌면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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