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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정신건강을 위한 부모 역할
청소년기 정신건강을 위한 부모 역할
  • 한상지
  • 승인 2012.09.09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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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온언어심리치료센터 원장 한 상 지
 청소년기는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가장 극심한 혼돈과 좌절, 도전과 `격동`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개인의 삶과 사회생활의 바탕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로서, 이 과정을 통해 성인의 성격구조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청소년기는 기분의 변화가 심해 우울, 불안 및 절망감을 보이다가도 의기양양하고 정열적인 상태를 보이기도 하며, 때론 열심히 공부하고 철학에 많은 관심을 보이다가도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 부모에 대한 압박감,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정, 자살에 대한 공상, 이성에 대한 관심 등 변화가 극심한 시기로 보기도 한다.

 청소년의 가장 흔한 정신건강 문제는 불안과 우울이다. 소아기 불안은 부모로부터 떨어지는 데 대한 불안이 특징적인데 나이가 들면서 광범위한 불안으로 양상이 변해가며 불안은 공포증, 강박증, 전환반응 등으로 바껴 나타날 수 있다. 공포증은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이 두려운 것을 말하며 같은 생각을 되풀이하거나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을 강박증이라 한다. 또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몸이 마비되거나 경련을 일으키거나 몸이 아플 수 있는데 이를 전환반응이라 부른다.

 과잉 불안 장애는 가족들의 과잉 기대로 인해 민감해진 청소년들에게 많이 생기며 특히 학업성적에 관심이 많고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강해서 자존감에 상처를 입을 상황이 예측될 때 심한 불안을 보인다. 매사에 빈틈이 없고, 자꾸 확인하며, 미리 걱정하고 일어날 가능성도 없는 일을 만들어 걱정하는 일도 있다. 시험불안은 가장 흔한 과잉불안장애의 현상으로 자신의 능력으로 대학입시라는 환경의 요구에 대해 자신 있게 대처하기 힘들다고 느낄 때 나타나게 되는데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 중 상당수가 진로 선택의 갈등이나 시험불안, 입시 실패에 대한 압박감들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이와 같이 시험에 대한 불안과 입시 탈락 공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 일종의 불안 장애를 우리는 입시병, 또는 입시 스트레스 증후군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흔히 두통, 피로, 현기증, 식욕부진, 시력장애, 기억력 장애, 불면증 등의 정신, 생리적인 신체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우울, 절망감, 불안 등 정서장애도 동반되며 때로는 학업포기, 등교 거부, 가출, 비행, 약물 남용 등의 청소년 문제를 일으킨다. 심한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정신병 상태에 빠지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청소년기의 5%가 어느 시점에서 우울증을 경험한다. 스트레스가 있거나 상실을 경험하거나 집중력 문제, 학습 장애, 행동장애 또는 불안장애가 있을 때 우울증의 위험도는 더욱 높아진다. 어른의 경우 우울감, 실망, 죄책감과 함께 식욕이 떨어지거나 체중이 줄고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으나 청소년기에는 산만해지거나 공격적인 행동변화가 더 흔하다. 우울해하기보다는 짜증, 분노, 발작 그리고 신체증상 호소를 흔히 보인다. 신체검사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자주 신체적인 증세를 호소하거나 학교가기를 피하고 거짓말을 하거나 싸움, 난폭한 행동을 보인다. 우울증이 있는 청소년은 자기 비판적이 된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죽음에 대해 말하기도 한다. 이 시기의 우울은 어렸을 때와 달라서 자살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큰 문제다.

 자녀에게서 우울증 징후를 발견했을 때 부모는 침착하게 대화를 나눠 원인을 파악하며, 심리치료나 가족을 연결할 가족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심하지 않은 경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자녀를 도울 수 있다.

 과도한 부담이 우울증의 원인인 경우, △과외나 학원 등 할 일을 줄여주고 △타인이 과도한 일을 요구할 때 과감하게 거절하도록 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복잡한 일은 세분화해 하나씩 처리하게 하며 △작은 일은 즉각 해결하도록 한다. 과도한 강박관념이 원인인 경우는 △강박관념이 타당한 것인지 대화를 통해 토론해보고 △흑백논리나 한 가지 사실만으로 무리한 결론을 내려서 나타나는 오류를 깨닫게 도와준다. 그리고 우울한 심리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스트레스는 인생의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현실적인 생각을 갖도록 유도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도록 하며 △즐겁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거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한다.

 누구나 살면서 슬프거나 우울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하고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빠른 시일 내 전문가를 찾아 자신의 심리상태를 점검받고 치료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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