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3:10 (목)
"늦었지만 도로 은어(銀魚)라 하심이..."
"늦었지만 도로 은어(銀魚)라 하심이..."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2.08.23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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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멋집] 김해 묵어랑 미주구리

도루묵·미주구리구이
동해 특산물 도루묵ㆍ물가자미로 진미 뽐내
담백한 식재료 특성 살린 구이ㆍ찌개 별미

  `홍어`하면 전라도가 연상되듯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도루묵과 물가자미 하면 어디가 떠 오를까. 바로 동해다. 맑고 찬 해류가 흘러 살이 담백한 생선들이 많이 잡히는 고장이다.
 특히 도루묵은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물가자미는 경북 영덕군 강구면과 포항을 잇는 해역에서 많이 잡힌다.
 꼭 현지에 가서 맛보지 않더라도 이 생선들로 만든 요리를 먹고 있노라면 시리게 푸른 동해 바다가 바로 옆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 미주구리회무침
 김해시 장유면 대청리에 있는 `묵어랑 미주구리`란 음식점도 이런 착각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묵어랑 미주구리란 상호는 이 집의 주된 식재료 이름으로 묵어는 도루묵을, 미주구리는 물가지미를 뜻하는 주산지의 방언이다.
▲ 도루묵찌개
 도루묵은 어떤 일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버린 상태를 의미해 `말짱 도루묵`이란 말로도 쓰인다.
 이런 의미를 갖게 된 배경이 재밌다. 임진왜란 때 선조 임금이 피난을 가다 우연히 묵이란 이름의 생선을 맛보게 됐다.
 피난 때라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한 선조는 묵을 아주 맛있게 먹었고 이 물고기의 이름을 은어(銀魚)로 고칠 것을 명했다.
 나중에 전쟁이 끝나고 선조는 맛있게 먹었던 은어를 찾았다. 그러나 다시 산해진미에 익숙해진지 오래라 배 고팠을 때 먹었던 그 맛이 나지 않았다.
 은어의 맛에 실망한 선조는 "도로 묵이라고 하여라"고 명했고 이 일화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도로묵이 발음하기 쉬운 도루묵이 됐다고 한다.
 묵어랑 미주구리의 메인요리는 도루묵, 물가자미 구이와 찌개, 미주구리회무침이다.
 도루묵에는 EPA, DHA가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 두뇌 발달과 성인병 예방에 좋고 물가자미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 업주 하명희 씨
 묵어랑 미주구리 업주 하명희(42)씨는 강원도 속초가 고향이다. 지금은 작고한 어머니가 운영하는 기사식당에서 요리를 배웠다.
 하씨의 남편은 영덕이 고향인데 식재료 중 해산물은 영덕에서 어선사업을 하는 남편의 매형이 현지에서 잡은 것을 급냉해서 매일 쓸 양 만큼만 택배로 보내온다.
 대를 이은 솜씨에 싱싱한 식재료까지 더해져 묵어랑 미주구리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
 하씨는 "항상 같은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소 생소한 음식일 수 있지만 멀리 부산과 마산에서 찾아오는 마니아층도 생겼다"고 말했다.
 제철이 되면 영덕의 명물 대게찜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도루묵ㆍ가자미ㆍ모듬구이, 도루묵ㆍ가자미찌개, 홍게탕: 대 3만 원ㆍ소 2만 원
△회비빔밥: 2인 기준 1만2천원
◇ OPEN: 오후3시~새벽2시 ◇ 휴일: 2ㆍ4주 일요일
◇ 주소: 김해시 장유면 대청리 315-2 재영프라자 110호 ◇ 예약문의: 055-339-6677

취재 = 박세진 기자 bjgj@hanmail.net / 편집 = 최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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