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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
알레르기 비염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
  • 이순길
  • 승인 2012.08.21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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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순 길 진주복음병원 청소년소아과장
 알레르기 비염은 여름 동안 폭증한 집먼지 진드기가 침대나 소파 등 메트리스 제품에 숨어살다 가을이 되면 낮아진 기온으로 사멸하면서 그 사체 조각들이 작은 먼지가 돼 호흡과 동시에 호흡기에 들어가서 발병하는 것이다. 즉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과 환경 요인 인자들의 균형속에서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10월이 피크며 그 외에 한여름을 제외한 계절에 주로 발생하는 매우 흔하고 친숙한 질병이다.
 우리 얼굴 정중앙에 위치한 코는 숨을 쉴 때 공기가 통과하는 호흡기능과 들어온 공기에 수분을 공급하는 가습기능, 또한 공기내부에 들어있는 먼지를 제거하는 자정기능, 냄새를 인지하는 후각기능, 음성을 만드는 구음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코에 질환이 생기면 이런 기능들이 감소해 호흡이 힘들고, 콧물이 많이 나거나 코딱지가 많아지며, 냄새를 못 맡거나 코피가 자주나고, 코맹맹이 소리가 나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 심한 구취가 날 수 있다.
 특히 밤에 수면시에는 약화된 호흡기능이 뇌의 산소공급을 줄여 뇌의 휴식과 숙면을 방해해 뇌 발달과 키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만성피로가 생기고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에 방해되는 것은 물론이고, 부족한 호흡을 구호흡으로 보충하면서 코를 골거나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 생겨 아래턱과 하악 치아를 발달하게 해 치아교합과 얼굴모양, 인상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하나의 기도개념 때문에 코질환은 기관지에도 나쁜 영향을 초래해 천식 발생률을 증가시키거나 동반질환으로 축농증과 중이염에 걸리고, 늘 감기를 달고 다니게 될 수 있다. 코감기는 보통 1주일이면 낫는데, 상태가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감기가 아니라 비염, 축농증 등으로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맑은 콧물과 재채기, 경미한 두통이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감기 치료만으로는 완치가 어렵다.
 알레르기학의 최신 지견은 조기 환경회피요법으로 집먼지 진드기 등의 구제를 철저히 하되, 환경차단을 100% 완벽하게 할 수는 없어서 병용요법을 진행해야 한다. 병용요법은  항알레르기 효과가 있고 콧물ㆍ코막힘을 해결하는 항히스타민제 등의 항알레르기 약제와 항생제의 약물치료가 있는데, 비염과 축농증 치료와 관리를 위해서 학문적인 개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현재 알레르기학에서는 집먼지 진드기의 태내감작에 대한 노출까지 줄여야 한다고 권고할 정도로 알레르기 체질이 있는 부모들은 임신상태부터 예방적인 관리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는 천식때 기관지가 염증세포의 침윤으로 개형을 일으켜 변형되면 돌이킬 수 없는 기관지내강협착이 진행하는 것처럼, 비염과 축농증도 기질화의 수순이 진행되면 난치성 비협착과 코나 부비동의 물혹을 만들 수도 있고, 부비동 뼈 골염까지 일으켜 더욱 난치성으로 빠져들거나 해면동 혈전증이나 세균성 뇌수막염, 안와 봉와직염 등 두개강 내 여러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외래 진료 현장에서 흔히 마주치는 문제는 잘 낫지 않고 재발하는 중이염인데 실제로 2세 미만 영유아는 90%가 적어도 한번 중이염에 감염되고, 3세 미만에서는 75%가 감염되는 것으로 보이며, 한번 중이염에 걸리면 적어도 1/3 이상은 연 3회 이상 재발한다. 이처럼 중이염에 지속적으로 반복해 걸리는 경우를 `재발성 중이염`이라고 하는데, 소아에서 재발성 중이염은 보통 6개월 이내에 3번 이상의 구별되는 중이염의 병력 또는 12개월 이내 4번 이상의 중이염 병력이 있을 때로 정의된다.
 또한 중이내에 삼출액이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이행되는 경우도 많은데, 12개월 미만아에서 79%, 24개월 미만아에서 약 91% 정도가 감염된다. 이 병에 걸린 아이들은 TV볼륨을 높이는 등 청력장애를 보이거나 귀가 먹먹함을 호소하지만 급성 중이염과 다른 점은 이통을 호소하지 않는 것이다. 삼출성 중이염의 치료 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면 만성 중이염이나 난청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드물게는 내이쪽으로 염증이 퍼져서 영구적인 청력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상기한 병들이 자주 재발하고 완치되지 않으면최소한 저음성 난청 등에 걸려 학업 수행 능력이 저하되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약물부작용에 대한 고민은 의료진에 맡기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병의 초기부터 깔끔한 관리와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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