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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급선무는 '인재관리'
리더의 급선무는 '인재관리'
  • 곽숙철
  • 승인 2012.08.13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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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E 혁신연구소장 곽숙철
 한 선교사가 아프리카 오지로 복음을 전하러 갔다. 그 지역 원주민들은 아침마다 먼 길을 걸어가 물을 길어오는 게 일과였다.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게 너무도 힘겨워 보였다. 선교사는 혹시나 해서 동네 주변을 샅샅이 뒤져보다가 수맥을 발견했다. 그는 기쁜 마음에 마을의 추장을 찾아갔다.

 "마을 어귀 땅 속에 수맥이 있는 것을 발견했으니 우물을 팝시다." 추장은 내일 부족 회의를 열어 상의해 보겠다고 했다. 선교사는 당연히 우물을 파자는 의견에 동의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부족 회의의 결과는 뜻밖이었다. 추장이 말했다.

 "물 길러 다니느라 바빠서 우물을 팔 시간이 없다네요." 동양의 리더십 교과서《대학(大學)》에는 선후(先後)를 제대로 파악하고 급선무(急先務)를 제대로 처리하는 사람을 위대한 리더로 정의하고 있다. 급선무는《맹자(孟子)》에 나오는 구절로, 급하게 먼저 힘써야 할 것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당장 급하지 않은 일에 매달리는 것을 경계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요순(堯舜) 같은 훌륭한 리더는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지만 급히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 법이다.` 리더는 많이 알아야 하되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경영에 있어 리더가 최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 그것은 두말할 것 없이 `인재관리`다. 기업(企業)은 그 한자가 의미하듯이 사람(人)이 모여서(止) 함께 일(業)을 하는 곳이며, 경영은 바로 이 `사람`에 관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을 모아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 즉 인재관리에 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얘기다.

 인재관리는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뽑을 것인가 하는 `인재 채용`, 뽑은 인재를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 하는 `인재 육성`, 이런 인재를 어떻게 오랫동안 붙들어둘 것인가 하는 `인재 유지`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리더가 가장 많은 힘을 쏟아야 할 일은 인재 채용이다.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뽑아 우수한 인재로 키운다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리더라면 누구나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막상 채용공고를 내보면 지원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지원자 중에서도 썩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좋은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 지원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명백하다. 리더가 말로는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진정 `급선무`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일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라면 리더는 이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구글은 시쳇말로 `인재가 구름처럼 몰려드는` 회사다. 지난해 7천 명의 신입사원을 모집한 구글에는 2백만 명이 지원했다. 그런데 이 많은 인재의 채용에 CEO가 직접 관여한다면 믿어지는가? 구글이 설립된 후 첫 5년간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면접에 둘 중 하나라도 꼭 참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페이지는 모든 채용의 최종 승인을 담당한다고 한다. 이렇듯 우수한 인재의 채용에 리더가 힘을 쏟으니 어찌 경쟁력이 생기지 않겠는가.

 아마존이 12억 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인수한 세계 최대의 온라인 신발판매회사 자포스(Zappos). 이 회사는 4주간의 신입사원 트레이닝 중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퇴사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월급에 3천달러의 `사퇴 보너스`까지 주는 기발한 인사 정책으로 유명하다. 이는 자포스의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이에 대한 생각 없이 그냥 `돈 때문에`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자사의 기업문화에 적합한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이다.

 리더라면 "당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거침없이 "인재관리요."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느냐?"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시간을 인재관리에 쓰고 있습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인재관리야말로 리더의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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