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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조기진단과 치료 중요
자폐, 조기진단과 치료 중요
  • 한상지
  • 승인 2012.08.12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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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온언어심리치료센터 원장 한상지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의 대표적인 증세는 감정 및 사회적 상호관계 등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뇌부피도 정상아보다 크다.

 자폐증의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발병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1%가량이 겪고 있으며, 대개 3세 전후에 발견된다. 이처럼 자폐아 진단은 대체로 아이가 3살 정도 되었을 때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생후 1년이 되기 전에도 자폐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발달상의 이상 조짐이 나타난다고 밝혀진 연구가 있다. 자폐아일 경우 생후 6~12개월 사이에 아주 초기적인 형태의 발달장애 신호가 나타나므로 부모가 아기와 놀이를 할 때 유심히 살피면 이상 신호를 포착할 수 있으며, 이런 이상 신호가 일부 자폐아를 생후 14개월 정도에도 진단할 수 있게 해 조기치료를 통한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자폐아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는 이상 신호는 다음과 같다.

 1. 부모가 다가와도 웃는 일이 거의 없다. 2.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사람이 미소를 짓거나 웃는 동작을 해도 따라 하려 하지 않는다. 3. 옹알이 시작 시기가 늦거나 자주 하지 않는다. 4. 생후 6-12개월 사이에 이름을 불러도 응답이 없다. 5. 생후 10개월 때 본인의 의사를 전달하려는 몸짓이 없다. 6. 다른 사람과 눈을 잘 맞추지 않는다. 7. 상대방의 주의를 끌려고 하지 않는다. 8. 손목을 축으로 손을 회전시키는 이상한 동작과 이상한 몸의 자세를 반복한다. 9. 안아 주려고 다가가도 팔을 뻗지 않는다. 10. 몸 굴리기, 엎드려 팔 짚고 몸 일으키기, 기어가기 같은 운동 발달이 늦어진다.

 이와 같은 이상 신호를 보인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자폐아로 진단되지는 않으므로 의심이 되는 경우 전문기관을 통해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자폐연구재단에서 생후 18-30개월의 자폐아 48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겐 치료전문가가 1대1로 교육하는 `조기자폐증치료 덴버 모델(ESDM: Early Start Denver Model)을, 대조군은 부모에 의한 일반치료법을 2년에 걸쳐 시행했다. 그 결과 ESDM그룹에서 표준학습능력과 지능지수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괄목할만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실험결과는 자폐아를 조기발견 해 일찍 치료해야하며 아이에게 맞는 개별치료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 사례 이OO(9세)는 35개월이 되던 시기에 본 센터를 방문하게 되었다. 당시 상호작용이 전혀 되지 않아 부모조차 대화가 어렵고 언어발달에 있어서 수용 및 표현이 전반적으로 느려 의사소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적고 한 가지 패턴으로 반복하여 조작하는 놀이위주로 혼자놀이를 하며, 그 외 환경이나 사물에 대한 관심이 적어 스스로 탐색하려 하지 않았다. 부모는 아이의 상태를 힘들지만 받아들이려 애썼고 아이가 발달해나가는 과정에서 재촉하기보다 노력하는 모습에 인정과 사랑으로 가장 큰 강화를 제공하였다. 일주일에 언어치료 2번, 놀이치료 1번, 사회성 향상 그룹치료 1번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사고력향상과 문제해결력을 위한 언어치료ㆍ사회성 향상 치료 그리고 아이의 관심을 반영한 미술심리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다. 점차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표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함께 놀이하는 것을 흥미로워하게 되었다.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원장선생님 나 상 받았어요! 잘한다고 주는 상이요!" 평소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가 교내 그림대회에서 상을 받아서 자랑하는 모습을. 기쁨을 알고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아이가 되었다는 사실에 벅차오른 가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부모가 자녀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한 마디 "사랑해요!" 이 같은 마음은 자폐증이 있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더욱 간절하다. 자폐아는 선천적으로 사회성을 타고나지 못한 아이로 의사소통이 힘들다. 그러므로 자폐아의 치료는 언어ㆍ사회행동ㆍ놀이ㆍ스스로 해결하는 능력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치료가 실시되어야 하며, 특정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에서부터 놀거나 사람을 대면하는 등의 일상생활까지 자연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확장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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