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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행복해야 성과 난다
직원이 행복해야 성과 난다
  • 곽숙철
  • 승인 2012.07.30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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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숙철 CnE 혁신연구소장
 코넬 대학의 앨리스 아이센 교수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감사의 표시라고 하면서 싸구려 사탕 몇 개를 나누어 주고 다른 팀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창의성 테스트 문제를 풀게 했다.
 빈 방에 천장으로부터 늘어뜨려진 밧줄 두 개가 있다. 밧줄은 거의 바닥에 닿을 정도로 늘어져 있다. 문제는 이 두 밧줄의 끝을 묶어서 서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의 밧줄을 잡고 다른 밧줄 가까이 가면 줄이 짧아서 닫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봐도 방 안에는 나무 의자 하나가 있을 뿐이다. 자, 과연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해결 방법은 한 밧줄 끝에 의자를 묶어서 추처럼 흔드는 것이다. 밧줄 하나에 의자를 매달아서 흔든다. 그러고는 다른 밧줄을 끌어와서는 의자를 추로 삼아 흔들리는 밧줄이 다가올 때 그것을 잡아서 의자를 풀고 두 밧줄을 묶으면 된다. 문제의 핵심은 의자라는 사물을 밧줄을 흔들 수 있는 일종의 무거운 추로 바라볼 수 있느냐 하는 `기능적 고정성`을 극복하는 능력이다.
 실험 결과, 두 그룹 사이에 지능이나 학력 수준에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탕을 받아 기분이 좋아진 그룹이 훨씬 문제를 잘 해결했다.
 이 실험 결과는 긍정적인 정서는 그것이 일시적으로 유발된 아주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인지 능력을 뚜렷하게 향상시킨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 긍정적 정서가 사고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며, 집중력과 기억력을 증가시켜 인지 능력의 전반적인 향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행복한 사람이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요즘 많은 기업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주창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은 매년 초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는데, 여기에 뽑힌 기업을 통상 `GWP(Great Workplace)`라고 부른다.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GWP 기업의 경영 성과는 어떨까?  10년 동안 <포춘>이 선정한 GWP 기업의 재무 성과를 분석한 결과 `S&P 500대 기업`과 `Frank-Russell 3000 기업`에 비해 사업의 위험도와 같은 다른 요소를 감안해도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2배 이상 높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성과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직원의 만족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외적인 환경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번영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이들 GWP 기업의 이직률이 일반 기업의 평균 이직률보다 월등히 낮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 제조업의 경우 GWP 기업의 이직률이 8%인데 비해 일반 기업은 16%였으며, 서비스업은 GWP 기업이 19%, 일반 기업은 50%로 큰 차이를 보였다. 소매유통업의 경우는 GWP 기업이 14%에 머문 반면 일반 기업은 무려 53%에 이르렀다. 결국 GWP 기업은 일반 기업보다 퇴사와 재고용에 따른 비용을 훨씬 더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은 왜 일을 하는가? 사람은 기본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한다. 빵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이 빵만으로 살 수 없듯이 생계를 위해서만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한편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꿈을 성취하고,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일한다. 그러므로 일터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곳이어야 할 뿐 아니라 직원들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곳이어야 하며, 나아가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오늘날 직장인들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일터에서 보낸다. 그런데 일터가 무미건조하고 일하는 것이 고통이라면 이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일터가 즐거움과 보람을 주지 못하면 직원들의 열정을 끌어낼 수 없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직원이 행복해야 성과가 난다는 말이다.
 "자포스를 만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다. 매일 아침 눈뜨면 회사 갈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주말에는 월요일이 너무 멀게 느껴져 참을 수 없을 정도다." 
 이는 2009년 이후 4년 연속 GWP 상위권 기업으로 선정된 세계 최대의 온라인 신발판매회사 자포스(Zappos)의 어느 직원의 말이다. 이토록 행복한 직원들로 구성된 회사가 어찌 탁월한 성과를 내지 않겠는가.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회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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