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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치료와 부모의 역할
청각장애 치료와 부모의 역할
  • 한상지
  • 승인 2012.07.22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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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상 지라온언어심리치료센터 원장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의사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구어적인 의사소통부터 몸짓이나 손짓, 표정 등을 사용하는 비구어적 의사소통 방법까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효율적인 의사소통 방법은 `말`이며, 신생아 시기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그러나 청각장애 아동, 특히 태어나면서부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선천성 청각장애 아동은 청력의 손실로 인해 말을 배우는 것이 어렵고,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의사소통 장애를 보일 수 있다. 언어와 의사소통의 문제는 학령기에 이르러서는 학습의 문제로 연결되며, 학령기 이후에는 직업선택의 제한, 사회적응의 어려움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언어로는 시각적 언어체계인 수화가 있으나, 아동 부모를 비롯해 또래아이들이 대부분 수화를 모르기 때문에 소통에서 제한점으로 인해 `말`을 하기를 원한다. 이런 바람은 오늘날 조기진단, 보청기나 인공와우이식과 같은 기술의 발달 등으로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언어발달에 한계가 있으므로 언어치료와 청능재활훈련과 같은 적절한 조기 중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청각장애 아동의 언어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동 부모와 가족의 역할이다. 부모와 아동의 상호작용은 초기 의사소통 기능의 발달 단계와 구어로의 전환 시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는 아동에게 언어모델로 작용한다. 청각장애 아동의 언어치료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치료의 관찰자가 아닌 함께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진행자이다. 따라서 청각장애 아동의 경우에도 언어발달을 위한 모델과 촉진자로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 청각장애 부모에게 제안하는 지침!
 1. 인공와우이식을 한 후 가능한 한 일찍 일반화와 우연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 많은 소리를 다양한 상황에서 경험하도록 돕는다.
 2. 인공와우이식 아동은 시각적인 단서보다 청각적인 단서를 이용해 언어발달을 하도록 한다.
 - 언어발달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듣고 배우는 것이다. 인공와우를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지만, 아이는 기족의 시각적인 단서에 의존하려 할 수 있으므로 청각적 단서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3. 언어목표는 자연스러운 것과 구조적인 것을 동시에 제시한다.
 - 아이의 나이가 아주 어리고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면 자연스러운 방법만으로도 언어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으나 청각장애 아동의 경우 발달의 지연이 있을 수 있으므로, 구조적인 것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4. 어른의 말을 인위적으로 직접 따라서 말하게 하는 방법은 피한다.
 - 청각장애의 경우 모방을 유도할 때, 아동의 청각변별능력, 기억능력, 모방능력을 고려하여 제시해야 하므로 어른의 기준에서 모든 말을 따라하게 하는 것은 들으려는 동기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
 5. 아동에게 질문만을 하지 않고 상황이나 물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해준다.
 6. 듣기와 언어활동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작동하여 `들으며 생각`하게 한다.
 청각장애치료 사례 임모(남ㆍ5세)군은 좌, 우 청력역치가 각각 70dB, 80dB로 일반적인 대화음은 물론 큰 소리의 일부도 들을 수 없어 언어발달의 지체와 함께 집중력도 낮았다. 36개월에 오른쪽 귀는 인공와우를 이식하고 왼쪽 귀는 보청기를 착용했다. 이때, 듣기능력과 언어발달수준을 진단 평가한 결과, 생활연령과 비교했을 때 2년 이상 지체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언어치료와 함께 청능재활훈련을 실시했고 이는 음의 인식, 변별, 확인, 이해 과업 순으로 진행하며 더불어 자극의 수준을 달리해 일반화를 유도했다. 현재 아동은 말소리의 개별 음소를 변별하고 모방할 수 있으며, 짧은 문단을 시각적 단서를 배제하고 듣기를 통해 핵심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더불어 언어치료를 통해 또래 아이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유치원 생활 적응도 비교적 잘되고 있다.
 모든 치료는 조기치료가 중요한데 청각장애의 경우 치료 시기 여부가 아동의 전반적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부모의 적극적인 자세와 올바른 치료 중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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