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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것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것
  • 박영춘
  • 승인 2012.07.03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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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영 춘
K-water 경남지역본부 경남운영처장
 인류의 문명은 물과 관련성이 깊다. 우리는 오랜 농경생활을 영위해온 만큼 물이 생활에서 가지는 기능과 가치는 매우 높았다. 농사나 가축을 기르기 위해 관개나 수리시설을 이루고 교통로로 이용하는 등 물을 잘 이용하면서도 동시에 물의 피해를 막기 위해 물과 싸워온 역사라고도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최근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촌은 깊은 시름에 잠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36mm로 평년 100mm 대비 36% 수준이고, 2001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라 한다. 작년에 전국적으로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것을 떠올려보면 극심한 홍수와 가뭄이 이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어느새 일상기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로 세계곳곳의 강들이 갈수기에 말라가고 홍수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강수량이 증가하고 더욱이 홍수와 가뭄의 크기와 범위는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심각한 자연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낙동강에 보가 설치돼 귀중한 수자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면서 수해예방과 생활용수는 물론 농업,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되었다.
 먼저 물그릇이 커짐으로써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게 됐다. 폭우로 인한 홍수피해는 물론이거니와 저수량을 최대한 확보하여 가뭄에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지난 겨울, 경남지역에 강수량 17.2mm를 기록하면서 평년강수량 31.3mm 의 55%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수계지역의 식수난은 물론 작물고사 등 가뭄피해도 없었다. 겨울철이면 늘 물차가 동원되고 제한급수나 물부족 지역에 생수지원 캠페인 등이 실시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보의 효과가 이미 증명된 셈이다.
 앞으로 금번 가뭄과 같은 현상이 더 빈발하고 그 이상의 고통과 마주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작년과 제작년, 가뭄으로 아마존강과 이과수 폭포까지 말라간 적이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보를 통해 확보한 물은 인간을 위한 비상용수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소중히 다룰 필요가 있다. 쌀이 부족하면 밀이나 감자, 옥수수 등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우리의 물은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우리가 물을 아끼고 보존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물이 있으므로해서 농사도 짓고 무역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여 문명도 발달할 수 있었다. 물은 국가와 사회, 문화를 이룩하는 인류 문명 발상의 근간을 이루어 온 모체이므로, 앞으로도 우리나라 문화의 구심체로서 역할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물의 가치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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