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3:05 (금)
“약 힘으로 사는데 이제 병원이라도 편히 갔으면…”
“약 힘으로 사는데 이제 병원이라도 편히 갔으면…”
  • 경남매일
  • 승인 2012.06.26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호국보훈의달 맞아… 본사 주최 안보ㆍ보훈단체 간담회

기록 없어 제외된 참전자 절반 넘어
한 달 15만원 안팎 보상금 도움 안돼
전쟁 이후 세대 안보의식 보면 ‘한숨’

 6ㆍ25는 아직도 이성이 아닌 감성이 북받치는 단어이고 개념이다. 하지만 200여만 명의 사상자와 1천여만 명의 이산가족을 남긴 동족상잔의 비극 6ㆍ25가 기억 속에서 소멸돼가고 있다. 이에 본지는 김해지역 안보ㆍ보훈단체장들이 함께 만나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요즘 대학생들은 6ㆍ25노래를 알지 못합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본지가 진행한 김해지역 안보ㆍ보훈단체 간담회에서 나온 일성이다. 동족상잔의 비극 6ㆍ25전쟁의 기억들이 점차 잊혀져 가는 데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26일 오후 2시 김해재향군인회 사무실에 김해지역 안보ㆍ보훈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6ㆍ25참전 용사는 팔순을 넘나 들었고,월남전을 겪은 용사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영국 김해재향군인회장, 유일상 6ㆍ25참전유공자회 부회장, 이용복 무공수훈자회 사무국장, 박종득 월남전참전자회 김해시지회장 및 문장덕 사무국장, 이백윤 상이군경회장, 김수환 자유총연맹 사무국장, 한기성 특전전우회장, 유국태 특수임무수행자회장, 김두건 UN참전문화교류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6ㆍ25 기념행사가 해마다 열리고 있지만, 기본 취지를 잃어버린 채 의무적인 행사로 변질돼 가는 것을 한탄했다.
 참전용사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울분을 터트리면서 전쟁이후 세대의 안일한 안보의식에 대해서는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용복 무공수훈자회 사무국장은 “호국보훈의 달에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참전용사와 국가유공자들인데 그것이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정영국 김해재향군인회장은 “6ㆍ25 참전 선배들에 대해 6ㆍ25 기념일만이라도 뿌듯함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후배들의 의무지만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이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참전용사와 상이군경에 대한 대우에 대해 많은 말을 했다.
 현재 보훈처는 참전용사에 대해 한 달에 12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김해시가 이들에게 지급하는 3만 원(7월부터는 2만 원 인상된 5만 원 지급 예정)을 보태면 6ㆍ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했던 김해지역 거주 용사들은 한 달에 15만 원을 지급받고 있다.
 월남전 참전용사는 우리나이로 예순, 6ㆍ25전쟁 참전용사는 일흔을 넘긴 나이여서 부상이 없다고 해도 경제력이 없는 상태다. 2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보상금은 터무니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박종득 월남전참전자회 김해시지회장은 “피와 땀으로 나라를 지킨 선배들을 정부가 너무 홀대한다”면서 “한 달에 100만 원도 부족한데 12만 원이라니… 참전자에 대한 사회의 따뜻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일상 6ㆍ25참전유공자회 부회장은 “전쟁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많은 보상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의료 혜택은 꼭 필요하다”며 “나이가 많아 병원의 힘으로 살아가는데 의료 혜택이라도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이백윤 상이군경회장은 “정부의 턱없이 부족한 보상도 문제지만 오래전 일이라 전쟁 당시 상황에 대한 기록이 없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참전용사들이 절반이 넘는다”면서 “월 12만 원은 터무니없는 금액이며 치료비도 정부에서 지원이 많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문장덕 월참전자회 사무국장은 “탈북자의 경우 정부에서 많은 지원이 된다고 알고 있다”며 “탈북자에 대한 지원을 참전자들에게 돌려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형평성에 맞는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득 월남전참전자회 김해시지회장은 “1966년 6월 전투부대에 소속돼 월남으로 떠날 당시 월급으로 35달러를 받았다. 그러나 정부는 당시에 미국과 125달러를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에 착복 당했다는 말이 아니라 월남전 참전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우리도 경제성장의 주역이다. 그 만큼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전쟁 이후 세대들의 안일한 안보의식도 이들의 지적을 피해가지 못했다.
 김수환 자유총연맹 사무국장은 “요즘 종북좌파 국회의원들을 보면 주체사상파라는 말이 있다. 이 것이 모두 안보교육의 부재 때문 아닌가. 좌파정부가 주사파를 양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이런 꼴이 났다. 판사, 변호사, 검찰까지 주사파가 장악 하는데 북한이 덮치면 사리분별이나 제대로 하겠느냐. 한미 FTA반대, 천안함 사태 방관, 주한 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좌파로 봐야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혼란스럽다”고 우려했다.
 학교 교육에서 안보가 홀대되는 현실에도 이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일부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들에 대한 안보교육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두건 UN참전문화교류연맹 회장은 “청소년 현장에 직접 투입돼 있어 학생들에게 안보교육을 하려하지만 전교조 때문에 문턱이 높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처해있는 환경에 프로그램을 맞춰 교육을 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위해 스펙을 만들어 주면서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이용해 안보교육을 하니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영국 김해재향군인회장은 “2007년 육군사관학교에 응시한 고3 학생들에게 6ㆍ25전쟁을 아는 사람을 물었으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학생은 33%에 그쳤다고 한다”며 해이해진 안보교육의 실태를 고발했다.
 유국태 특수임무수행자회장은 “6ㆍ25 전쟁에서 선배 3만 명 이상이 전사했다. 지난해 진해 A고등학교 학생을 모아 안보교육을 실시했지만 가사를 보지 않고 애국가를 외우는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김해지역 학교 교장선생님들을 만나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학교측이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정영국 김해재향군인회장은 “학생들에게 안보교육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언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대한 안보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안보교육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안보교육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전교조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자리를 떠났다.
  <허 균ㆍ한민지 기자>

<참 석 자>
정영국 김해재향군인회장
유일상 6ㆍ25참전유공자회 부회장 
이용복 무공수훈자회 사무국장 
박종득 월남전참전자회 김해시지회장 
문장덕 월남전참전자회 사무국장
이백윤 상이군경회장 
김수환 자유총연맹 사무국장 
한기성 특전전우회장,
유국태 특수임무수행자회장,
김두건 UN참전문화교류연맹 회장

  경남매일이 주최한 안보ㆍ보훈단체협의회 간담회가 26일 오후 김해시 흥동 향군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영국 김해재향군인회장, 유일상 6ㆍ25참전유공자회 부회장, 이용복 무공수훈자회 사무국장, 박종득 월남전참전자회 김해시지회장, 이백윤 상이군경회장, 문장덕ㆍ김수환 사무국장, 한기성 특전전우회장, 유국태 특수임무수행자회장, 김두건 UN참전문화교류연맹 회장이 참석했다. <김명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