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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해를 예방하려면…
백일해를 예방하려면…
  • 김현정
  • 승인 2012.06.07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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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현 정 진주복음병원 내과 과장

김 현 정
진주복음병원 내과 과장

 지난 5월 25일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200명이 넘는 중ㆍ고교생들이 백일해에 집단 감염됐다. 연간 10명 정도이던 백일해 환자 수는 2009년부터 90여명으로 증가 추세에 있었고 지난달의 집단발병으로 올해 백일해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백일동안 기침을 한다는 데서 유래되어 백일해(百日咳)라고 명명된 이 질환은 보르데텔라 퍼투시스(Bordetella pertussis)라 불리는 균이 유발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감염 초기에는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이다 이후 기침이 심해지면서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충혈되며 기침 끝에 구토를 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기침이 주요 증상이며 계속되는 기침에 의해 무기폐, 폐렴, 구토, 영양부족이 발생하는 1세 이전의 소아에서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백일해는 어린아이만 걸리는 병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30%가 20세 이상 성인에게 생긴다. 어린 시절 예방접종을 제대로 받지 않았거나 면역효과가 떨어지면서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일해에 걸린 어른의 경우 질병 경과는 경미하나 지속적인 기침으로 진행할 수도 있어,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과 성인 만성 기침 유발 원인의 7%를 차지한다고 한다. 백일해의 역학적 특징상 인간에게만 발생하고 다른 동물이나 곤충 숙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어 청소년과 성인이 균체의 병원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며, 주로 백일해 환자의 기침과 재채기로 인한 호흡기 전파에 의해 이뤄진다. 백신을 접종 받지 않은 사람의 80~100%에게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매우 강하며,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한다. 청소년 및 성인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거나 항생제 치료로 대부분의 경우 좋아지지만 1세 이전의 소아들은 치사율이 높은 질환이므로 이런 관점에서  가정에서의 가족들의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라 볼 수 있다.
 전염성이 강한 백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백일해 예방을 위해 DTaP 백신(소아용 디프테리아, 파상풍 , 백일해 백신)으로 생후 2, 4, 6개월에 3회의 기초 접종을 시행하고, 생후 15~18개월, 만4~6세 때 각 각 1회의 추가접종을 시행한다. 이후 만 11~12세에 Tdap 백신(성인과 청소년용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항원 포함 백신) 또는 Td 백신(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신)으로 접종한다. 그 이후 Td 백신으로 매 10년마다 추가접종을 실시한다.
 백일해 백신 접종 후 방어면역력의 감퇴에 따라 청소년 및 성인에서 백일해 발병의 위험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백일해 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접종 중에 있는 어린 영유아에서 백일해 발병이 증가하는 것이 백일해 소유행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지속적인 순환감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많은 선진국에서 청소년 및 성인에게 매 10년마다 접종이 권고되는 Td 접종을 한차례 Tdap으로 대체하여 접종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2012년 상반기부터 Tdap 백신을 필수예방접종 지원 백신으로 추가하여, 만 11~12세의 추가 접종시 정부 지원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Tdap 백신은 무엇인가? 소아용 DTaP 백신과 마찬가지로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를 모두 예방하는 백신으로, 기존에 7세 이상 연령에서 사용되는 Td 백신에 백일해 성분을 추가해 11~64세 연령에 사용되는 백신이다. 7세 미만의 소아에게만 접종하는 DTaP 백신에 비해서 백일해 톡소이드 양이 적게 함유되어 있다. Tdap 백신으로 현재 `아다셀(sanofi-pasteur)과 `부스트릭스`(GSK)가 국내 허가돼 있다.
 이미 백일해 환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에리트로마이신(erythromycin)을 이용한 예방적 항생제 요법을 실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에리트로마이신 대신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이나 클래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으로 대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방적 항생제 복용은 백일해 발생의 가능성을 감소시킬 뿐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환자 가족에게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 첫 번째 감염 환자가 발생하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백일해로 인해 전국이 불안해하는 지금 적절한 백일해 예방 접종을 통해 나와 주변의 가족들의 건강을 모두 챙기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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