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해가 뜨거나 해가 지거나 누군가에 의해 혹은 무엇인가에 의해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무얼 먹을까? 무슨 옷을 입을까? 승용차를 이용할까, 전철을 탈까, 아니면 걸어갈까? 녹차를 마실까, 커피를 마실까? 어떤 일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 이번 주에 보고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오늘 저녁 동창회에 갈까 말까? 지난주 어머니가 내게 했던 말을 아내에게 전하는 게 좋을까, 모른 척 하는 게 좋을까? 삶은 선택과 선택, 또 선택이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선택하는 것`이 곧 리더의 일이다. 어떤 업종을 택할 것인가? 입지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전략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룰 것인가?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해외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좋을까? 위험부담을 안고 재고를 늘리는 게 맞을까?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성과급제를 도입했을 때 문제는 없을까? 적자 사업을 대체 언제까지 붙들고 있어야 하나? 창업에서부터 폐업에 이르기까지 경영은 매사가 선택이며, 리더는 이를 피할 도리가 없다.
이렇듯 경영의 요체는 선택이다. 그리고 선택의 본질은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즉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이 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않고 계속 더 하려고 한다. 버리기가 아까운 것이다. 경영상의 문제는 대부분 여기에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왜 버리지 못할까? 그 이유로 `손실혐오(loss aversion)`와 `매몰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를 들 수 있다. 손실혐오란 똑같은 액수라도 얻은 것의 가치보다 잃은 것의 가치를 훨씬 크게 느끼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예컨대 10만원을 주웠을 때의 기쁨보다 수중의 10만 원을 잃어버렸을 때의 고통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매몰비용 오류란 이미 사용된 비용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한마디로 그동안 투자한 것이 아까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기존의 것을 버리지 않고 더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문제는 기업의 자원은 한계가 있다는 것. 따라서 리더는 어떤 곳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판단하고 이에 집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버리는 것이 아까워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겠다는 것은,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래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세계적인 경영학자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자신이 해야 `할 일` 리스트를 갖고 있는가? 또 `그만둘 일` 리스트는 있는가? 우리는 대부분 바쁘긴 하지만 규율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 우리는 계속 늘어나는 해야 `할 일` 리스트를 가지고서, 하고, 하고, 하고, 또 더 하면서 도약의 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게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사람들은 `할 일` 리스트만큼이나 `그만둘 일` 리스트도 많이 활용했다. 그들은 탁월한 규율을 보이며 관계없는 온갖 종류의 허섭쓰레기들을 정리했다."
성공하는 리더는 언제나 자신의 집중도를 점검하고 수정한다. 조직의 중요한 목표와 과제가 무엇인지를 잘 알며, 그밖의 부수적인 것들을 과감히 쳐낸다. 다시 말해 더 좋은 것(Great)을 얻기 위해 좋은 것(good)을 기꺼이 포기하는 것이다.
`뭘 할까?`보다 `뭘 그만둘까?`를 고민하라. 포기할 줄 아는 리더가 훌륭한 리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