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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브랜드 개발로 `명품` 수산물 꿈꾼다"
"자체 브랜드 개발로 `명품` 수산물 꿈꾼다"
  • 박성렬
  • 승인 2012.05.07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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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강진만 새꼬막은 올해도 `대풍작`
▲ 형망틀에서 쏟아지는 강진만 새꼬막.

연구 용역 의뢰… 10월까지 지적재산권 확보
수확 좋을 때 ha당 생산액 1억 수익 `황금어장`

 강진만에서 삶의 터전을 엮어가고 있는 남해군 광천마을 어민들이 `새꼬막` 풍작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창선-삼천포대교를 지나 강진만을 따라 뻗은 해안도로를 약 15분 정도 달리면 도착하게 되는 광천마을. 마을 앞 바다에는 점점이 떠 있는 바지선 위로 막바지 새꼬막 조업에 한창인 마을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형망어선을 투입해 쉼 없이 건져 올렸지만 여전히 강진만의 품에 안겨 있는 새꼬막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어획량으로 어민들을 지속적으로 바다로 불러들이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5월 말까지는 매일같이 바다에 나와야 조업이 끝날 성 싶다"고 한다.
 강진만 새꼬막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참꼬막과는 다르다. 뻘배에 몸을 싣고 갯벌에서 채취하는 참꼬막과는 달리 새꼬막은 3~5m정도 얕은 수심의 개흙에서 자란다. 새꼬막은 참꼬막에 비해 빗살이 더욱 조밀하며 껍질이 두껍다.

▲ 강진만 새꼬막 선별작업,
 특히 강진만에서 자라는 새꼬막은 오랜 기간 연작으로 서식환경이 악화된 타 지역과는 달리 노량과 삼천포, 그리고 지족에서 흘러드는 바닷물의 순환으로 육질이 부드럽고 알이 꽉 차 있다. 박정실 광천마을 이장의 말로는 "새꼬막은 짧은 시기에 빠르게 성장한 놈일수록 더욱 맛이 좋은데, 강진만에서 생산되는 새꼬막은 청정해역의 풍부한 영양분으로 약 10개월 정도면 상품이 된다"고 한다.
 광천마을에서는 현재 마을 앞바다 새꼬막 양식어장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새꼬막을 판매해 얻은 수익은 마을주민 모두가 나눠 갖게 되는데 90여 가구에 연간 1천만 원 정도의 소득을 분배한다.
 반년을 일해서 얻는 1000만 원, 물론 많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마을 공동어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다. 개인면허를 가진 10여 명의 어민들은 5ha정도, 많게는 30ha까지도 새꼬막을 양식한다. 수확이 좋을 때는 ha당 생산액이 1억 원에 이른다고 하니 그야말로 황금어장이 따로 없다.
▲ 강진만 새꼬막 선별작업 및 포장.
 물론 이런 소득을 거저 얻는 것은 아니다. 벌이가 많다면 그만큼 시간과 자본의 투자도 많은 법. 바다 밑에 서식하는 새꼬막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형망어선이 필요하다. 2~3척의 형망어선이 바다 위를 오가며 갈고리가 달린 형망틀을 이용해 건져 올린 새꼬막을 바지선 위에 쏟아내면 10여명의 작업자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한번에 많을 때는 1.5t의 새꼬막이 바지선 위에 쏟아지며 세척에서 선별ㆍ포장까지 모두 40평 남짓한 바지선 위에서 이뤄진다.
 과거 강진만 일대는 피조개의 황금어장이라 불렸던 곳이다. 여기서 생산된 피조개는 90%정도가 일본에 수출되었으며 어업인들에게는 많은 소득을 안겨주던 품종이었다. 하지만 일본 소비자들의 세대가 교체되면서 피조개 수출이 감소하고 중국에서 생산된 값싼 피조개가 일본으로 유입되면서 일본 수출에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됐다.
 피조개가 더 이상 어민들의 소득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광천마을 어민들은 새꼬막 양식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5년 전 양식을 처음 시작한 해부터 새꼬막은 피조개에 비해 월등한 소득을 광천마을 어민들에게 안겨줘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올랐다.
 새꼬막이 강진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각광 받고 있지만 강진만 어민들의 꿈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광천마을 주민들은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박 이장은 "강진만 새꼬막을 맛 본 사람은 강진만 새꼬막만을 찾는다"고 자신 있게 말하며 "청정해역 강진만에서 자연과 함께 성장한 새꼬막을 우리만의 고유 브랜드로 개발하여 국내에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광천마을 어민들의 이러한 바람은 머지않은 미래에 곧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해군이 새꼬막 브랜드 개발을 위한 사업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지난 7일 진주지식재산센터와 한국국제대학교에 남해 새꼬막 브랜드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군은 두 기관이 수행한 새꼬막의 지리적 특성과 품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까지 지리적표시단체표장 등의 형태로 지적 재산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편집 = 최하나 기자

<박성렬 기자>

▲ 남해 강진만 새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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