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겉절이부터 중간 맛 신맛까지 어떤 단계든 모두 제각기 맛을 내는 신통한 음식인데, 이 비법은 만드는 과정과 저장 방법 등에 있다.

　배추를 소금에 절임으로 뻣뻣함이 줄어들어 먹기 좋게 바꾸되 신선함을 유지시켜 주고, 소금물에 있던 효소들이 배추의 섬유질과 화학반응을 하면서 발효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각종 아미노산과 젖산 등 유기산이 생기고 김치의 독특한 발효 맛이 나게 된다.

　또 겨울동안 신선하게 먹기 위에 전통적인 방법으로 김장독에 넣어 보관하는데 독 안의 유산균들이 천천히 번식하며 김치를 발효시킨다.

　다른 발효 식품들과 마찬가지로 발효 김치에는 D형 아미노산이 상당량 함유돼 있다.

　D형 아미노산은 각종 병원균에 대한 항균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인체에 소량의 D형 아미노산이 발견되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D형 아미노산이 인체에 필요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뇌 세포에서 D형 세린이 정상인보다 훨씬 부족하다는 보고가 있다. 그 외에도 D형 아스파틱산이 부족해 뇌의 기능이 원활히 수행되지 못해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도 알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미노산을 화학 합성할 때 L형과 D형이 반반씩 섞인 라세미체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대부분 L형이고 D형은 드문 편인데 발효식품에서는 D형 아미노산이 자주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도 김치에는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함유돼 있고, 항암 효과 및 노화억제 효과도 있다고 한다. 매일 식탁에서 볼 수 있고, 늘 먹는 김치를 우리는 그저 저장에 용이한 발효식품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속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영양소가 들어있는 훌륭한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