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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 김, 한국 스탠더드 팝 꽃피워"
"패티 김, 한국 스탠더드 팝 꽃피워"
  • 경남매일
  • 승인 2012.02.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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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평론가 "`최초` 기록의 최다 보유자"
 "우리(한국) 음악 중 최초로 서구적 터치가 들어간 게 스탠더드 팝 장르인데 그걸 꽃피운 사람이 바로 패티 김입니다. 패티 김의 경이로운 가창력이 모든 걸 이뤘죠."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는 15일 은퇴 의사를 밝힌 `영원한 디바` 패티 김(사진ㆍ74)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이날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패티 김의 은퇴 기자회견에 동석해 패티 김의 54년 가수 인생이 한국 대중음악계에 어떤 의미인지 설명했다.

 임진모는 "패티 김을 정의할 때 제일 먼저 도움이 될 만한 표현은 아마 `최초`라는 기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가수라는 점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실제로 패티 김은 `최초`라는 수식어와 늘 함께했다. 그는 광복 이후 일본 정부가 공식 초청한 최초의 한국 가수(1960년)였으며, `리사이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최초의 대중 가수였고(1962년), 자신의 이름을 딴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한 최초의 인물(1966년)이었다.

 또 1966년에는 한국 최초의 창작 뮤지컬인 `살짝이 옵서예`의 주연을 맡았고 1978년에는 대중 가수 중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콘서트를 했다.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1989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공연(2000년) 역시 `최초`였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패티 김이 1961년 10월 23일 `위문열차`라는 국군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의 육성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임진모는 패티 김이 당시 일본 활동을 다녀와 방송에 임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육성을 들어보니 `최초의 한류 가수`라는 기록도 넣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음악을 크게 트로트와 스탠더드 팝, 록, 포크 등 네 가지로 구분하면서 "트로트의 으뜸이 이미자라면, 스탠더드 팝의 으뜸은 패티 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음악의 중추 역할은 바로 이미자, 남진, 나훈아 선생님이 중심이 된 트로트 음악이었는데, 미군부대가 국내에 상주하게 되면서 미국 음악도 들어왔죠. 그걸 우리는 스탠더드 팝이라고 하는데 그 중 으뜸이 바로 패티 김 선생님에요. 우리 음악 중에서 최초로 서구적 터치가 들어간 게 스탠더드 팝인데 그걸 꽃피운 사람이 바로 패티 김입니다."

 그는 패티 김의 가창력에 대해 "경이롭다"고 극찬했다.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굉장히 장대한 목소리죠. 잘 들어보시면 패티 김 선생님은 절대로 꺾거나, 굴리거나, 휘어서 노래하지 않고 자기 목소리 그대로를 냅니다. 그게 바로 패티 김 선생님의 힘이죠. 선생님이 언젠가 `나의 가창력은 기교가 아니라 순수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바로 그 순수한 가창력, 무기교의 가창력이 선생님의 장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무대를 대한 패티 김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생님은 무대에 오르기 전 늘 새 구두를 신으십니다. 무대 자체를 신성하게 여기시기 때문이죠. 선생님이 은퇴하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다 만류했겠지만, 전성기 때의 모습으로 남고 싶은 예술가의 순수한 욕망이라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임진모는 "패티 김은 살아 있는 레전드"라면서 "이제 그 아름다운 마무리를 통해 우리 역사 속에서 진정한 레전드로 남을 거라 생각한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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