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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대련에 서린 `너그러운 필치`
한글 대련에 서린 `너그러운 필치`
  • 경남매일
  • 승인 2012.02.0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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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묵향 전시실] 서예가 이병도 씀
▲ 이병도 작 `온화한 기운`.
 유명한 시문 가운데 서로 상응하는 두 구절을 골라 쓴 두 폭의 걸개 글씨를 대련이라 한다. 건물이나 집안의 문과 출입구 양쪽에 걸기도 하고 두 폭을 나란히 걸기도 한다. 보통 5언구ㆍ7언구가 많으나 4자구ㆍ6자구ㆍ8자구로 글자 수와 구조가 같고 의미가 대응되는 두 구조를 말한다. 구수(句數)도 정해져 있지 않다. 자작시와 유명시인의 시구도 있고, 때와 장소에 따라 일정한 대구도 있다. 처음에는 지식인이 애호한 것이었으나 민간에도 퍼져 벽에 거는 족자로 애용됐고 근대 이후에는 정치운동의 슬로건으로 쓰기도 했다. 문기둥이나 문짝에 불이는 것은 문련(門聯), 집 기둥에 붙이는 것은 영련(楹聯), 신년축하 시에는 춘련(春聯), 결혼 등의 경사 시에는 희련(喜聯), 조문(弔問) 시에는 만련(輓聯), 장수축하 시에는 수련(壽聯)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대련글씨의 기본적 구성 원리는 균제와 균형으로 낙관에도 적용된다. 낙관을 할 때는 본문의 필체와 조화를 이루도록 낙관의 크기와 위치 등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 각 폭을 외줄로 쓰기 때문에 글자마다 짜임이 균일하게 분배돼야 하고 동시에 대응하는 다른 폭의 글자와 서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작품을 걸었을 때 두 줄로 쓴 것처럼 글자의 짜임과 전체의 장법의 어울림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려야 한다. 구성이 단순하고 간략하게 보이지만 장법과 짜임의 처리가 다소 어렵다.

 이 작품은 한문대련의 형식을 한글대련에 적용했다. 공모전 부분에서 필자가 2000년 전국공모전인 제16회 무등미술대전에서 한글대련의 형식을 보이면서 요즈음에는 한글분야에서 많이 발표되고 있다. `온화한 기운, 기쁨의 하루` 5언구로 하늘이 활짝 개고 날씨가 온화하면 땅위의 새들도 기뻐하고 풀과 나무도 그 모습이 활기가 넘쳐난다. 사람의 마음도 기쁘면 사물을 사랑의 눈으로 보고 이웃과 훈훈한 정을 나눌 수 있다. 하늘과 땅에는 하루라도 온화한 기운이 없어서는 모든 생물이 제대로 자랄 수 없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에 하루라도 기쁜 마음이 없어서는 삶이 더욱 고달파지는 것이다. 세상에 항상 평안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묵직하고 너그러운 필치로 처리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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