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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일반인 출연 논란
끊임없는 일반인 출연 논란
  • 경남매일
  • 승인 2011.12.0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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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출연에 송사도 연루.."출연자 선정 신중해야"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한 TV프로그램이 붐을 이루면서 출연자 검증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연의 진위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는 일이 많은 가운데 최근 SBS '짝'처럼 일반 출연자의 신분 자체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방송사의 허술한 검증 시스템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지만 제작진은 제작 여건상 검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난감함을 표시한다.

   ◇잇따르는 논란 = 최근 논란은 출연자의 중복출연 경력에서 비롯되는 일이 많았다.

   지난 10월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아버지 때문에 조선시대 여자와 같은 생활을 한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여성 출연자가 구설에 올랐다.

  
방송 후 이 출연자가 지난해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는 삼시 세 끼 빵만 먹는 '빵녀'로 출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당사자는 결국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두 사연 모두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달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는 '핑크도배녀'가 화제에 올랐다.

   핑크색 의상과 액세서리를 유독 선호한다는 이 여성이 한 인터넷 방송에서 야구단의 마스코트걸로 일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진위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여성은 11월에는 엠넷 '세레나데 대작전'에 실연당한 여대생으로 출연해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제작진은 이 여성이 실제 핑크색을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며 일을 할 때는 업무상 일반적인 복장을 할 뿐이며 '세레나데 대작전'의 사연도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서도 중복 출연하는 일반인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제작진의 섭외를 받고 촬영에 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에도 돈을 받고 맛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등장했다.

   ◇출연자 검증 어디까지 = 일반 출연자와 관련한 논란은 프로그램의 신뢰도에 막대한 타격을 낸다.

   일반인 섭외가 프로그램의 사실성을 살리고 참신함을 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에서 일반인 출연자의 발언을 신뢰할 수 없다면 프로그램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예컨대 '짝'은 짝짓기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인 이상 출연자의 신뢰도에 민감하고 그만큼 논란도 잦았다.

   '모태솔로' 편은 경찰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면 송사에 연루된 사람이 그대로 방송에 노출되면서 더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뻔했다.

   제작진이 출연자 검증에 고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인 프로그램의 출연 검증에는 다양한 방법이 활용된다. 기본적인 인터넷 정보 검색은 물론 지인들을 상대로 한 대면 조사가 병행되기도 한다.

   '안녕하세요'는 신체적 고민처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이 아니면 당사자 혼자 얘기하는 사연은 최대한 배제하고 주변인 인터뷰를 사연 검증에 적극 활용한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출연자의 일상을 직접 따라다니며 확인하고 '짝'은 대면 면접을 거친 후 출연자에게 제작진에 제공한 신상정보가 사실과 일치한다는 서약서를 받는다.
그러나 시간적, 제도적 여건상 검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한 지상파 PD는 "사실상 운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출연자가 작정하고 거짓말을 하면 검증하기 어렵다. 우리가 흥신소도 아니고 뒷조사를 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짝'의 이창태 CP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검증하려고 하지만 공기관이 아닌 이상 한계가 있다"며 "어찌 보면 방송 자체가 검증 과정이다. 방송에서 거짓말을 하면 들통날 수 있다는 것을 출연자들이 아는 만큼 그들을 신뢰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궁극적인 피해자가 시청자임을 감안하면 제작진이 출연자 검증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 방송사 CP는 "문제가 있는 출연자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사실상 제작진의 과실"이라며 "범죄에 연루된 일이 아니라면 출연자 사연의 진위나 중복 출연 등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강명현 교수는 "방송사가 어디까지 책임지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출연자격 여부는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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