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7:07 (금)
한 젊은 마필관리사의 죽음
한 젊은 마필관리사의 죽음
  • 허균
  • 승인 2011.11.13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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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균사회 부장
 ‘이제 조금은 쉬어야 겠네요.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려 많은 노력을 했는데 너무 많이 힘들어 이제는 내려 놓을 려구요. 너무나 많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정말 제가 정신병자가 되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예요’

 경주의 한 모텔에서 숨진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한 마필관리사의 유서의 시작부분이다. 무엇이 이 젊은 마필관리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간 것일까. 이 관리사는 유서에서 과도한 업무량으로 다쳐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해고의 위험에 늘 노출돼 있는 등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젊은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도 그의 죽음이 억울하다며 빈소를 차린채 발인일을 무기한 연기하고 경마공원과 대립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경마공원과 마사회에 △부산경남경마공원내 추모관 건립 △책임자의 공개사과와 추도식 거행 △종합일간지 등에 합의문 게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경마공원도 박 씨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유가족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마필관리사에 대한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마공원과 마사회 등은 마필관리사와 관련해서는 경마공원이나 마사회에서 직접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의 경우 (사)조교사협회가 마필 관리사를 채용하는 시스템이지만 부산은 조교사가 직접 마필 관리사를 고용하는 체계다.

 이에 따라 부산의 경우 마필 관리사 임금이 조교사들에 배당되는 상금의 일정부분 중 책정돼 있다. 하지만 그 금액이 마필 관리사에게 실제 급여로 지급이 되느냐하는 문제에 대해 경마공원이 관여할 수 없다. 이러한 제도속에도 경마공원은 마필 관리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상금 중 임금으로 책정되는 부분을 매년 늘여나가고 있다.

 문제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자살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과 지난해 3월 기수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기수 사망사건 이후 경마공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개선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사건으로 경마공원내 별반 개선된 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꼴이 됐다.

 사행성이 강하다며 비난을 받았던 경마장은 최근 어두운 면을 희석시키고 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새롭게 단장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리고 경마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시민들의 여가시설로, 휴식처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국민 편익시설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시기에 내부 직원들의 자살사건은 국민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경마공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더 이상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의 자살사건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경마공원도 더 이상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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