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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 사극 열풍 이어갈까
'뿌리깊은 나무', 사극 열풍 이어갈까
  • 경남매일
  • 승인 2011.10.0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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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작가·연출·배우 조합으로 기대감 상승
오는 5일 첫선을 보이는 SBS TV 대작 사극 '뿌리깊은 나무(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장태유)'가 방송 전부터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탄탄한 원작에 스타 작가와 감독, 배우들이 뭉쳤다는 점에서 2011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드라마 팬들은 '뿌리깊은 나무'가 '짝패' '광개토태왕' '무사 백동수' '공주의 남자' 등으로 이어진 안방극장의 사극 열풍을 한층 더 가속화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작의 힘 = '뿌리깊은 나무'는 김탁환과 함께 국내 팩션 사극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이정명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글 창제 전 일주일간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 연쇄 살인 사건을 줄기로 한 이 작품은 겸사복(兼司僕.궁궐 호위무사) 관원 강채윤이 살인마의 뒤를 쫓는 과정에서 한글 창제 뒤에 감춰진 묵직한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2006년 7월 발간돼 현재까지 약 70만부가 판매된 이 소설은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구성과 수사물 특유의 긴장감, 경복궁 안 건물 이름 등을 활용한 절묘한 복선 등으로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고루 얻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SBS 최문석 CP는 4일 "책을 읽자마자 드라마화를 검토했다"면서 "원작이 워낙 좋아 누구라도 탐낼만했다"고 말했다.

  
◇극본의 힘 =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극본을 맡은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드라마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만한 '스타 작가'다.

   평균 시청률 41.6%(TNmS 기준)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MBC '대장금(2003∼2004)'으로 이름을 알린 김 작가는 이후 '서동요(2005)' '히트(2007)' '선덕여왕(2009)' 등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하며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다.

   박상연 작가의 내공 또한 만만치 않다. 2000년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원작 소설 'D.M.Z(민음사 펴냄)'의 작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꾸준히 화제작을 배출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2007)'와 올여름 개봉한 영화 '고지전'이 그가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

   드라마에서는 김영현 작가와 함께 쓴 '히트' '선덕여왕', 역시 김 작가와 함께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로열패밀리(극본 권음미)'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황금 콤비'라는 별명을 얻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두 작가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강채윤 역의 배우 장혁은 "사실 원작만 봤을 때는 강채윤 캐릭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시놉시스와 대본을 보니 강채윤이 전형적인 화자 역할을 하면서 어느 선에서는 (세종과) 대립도 하는 풍성한 캐릭터로 각색됐더라"며 이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SBS 최문석 CP는 "워낙 필력이 좋은 분들이라 믿음이 간다"면서 "좋은 작품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타 감독과 배우들의 힘 = '바람의 화원'에 이어 두 번째로 이정명 작가의 작품을 영상으로 옮기게 된 장태유 PD의 연출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PD는 '바람의 화원(2008)' 연출 당시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로 '미술 드라마'의 질감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역사적 사실에 허구가 가미된 스토리를 좋아한다"면서 "'뿌리깊은 나무'를 '정통 사극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퓨전사극인' 특별한 장르로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주연 배우들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1995년 MBC '호텔' 이후 16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한석규를 비롯, 지난해 KBS '추노'로 '사극에도 어울리는 배우'로 입지를 다진 장혁과 신세대 스타 신세경, 윤제문·송옥숙·안석환·한상진·조진웅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주인공 이도, 즉 조선 제4대 임금 세종(世宗, 재위 1418∼1450) 역을 맡은 배우 한석규는 "우리가 몰랐던 세종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선악의 모든 감정이 들어있는, 살아 꿈틀대는 세종을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과 드라마, 무엇이 다른가 =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원작 소설과 가장 다른 점은 세종과 대적하는 세력, 즉 밀본(密本)에 관한 부분이다.

   김영현 작가는 "24부작이다 보니 원작의 이야기를 다 담기에는 사이즈가 조금 작다"면서 밀본(密本)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해 극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 극 전체를 끌고 가는 것도 원작과는 다른 점이다.

   박상연 작가는 "작품을 준비하며 공부하다 보니 세종대왕은 너무 비현실적일 만큼 위대한 분이더라. 현실에서 이런 인간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위대했다"면서 "원작에서는 세종의 비중이 적지만 저희는 이도, 즉 세종대왕 캐릭터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세종의 비중이 늘어난 만큼 그의 인간적인 풍모에 대한 묘사도 늘었다. 극 중 세종은 육두문자도 서슴지 않는 다혈질에 고기 마니아로 그려진다.

   최문석 CP는 "카리스마가 필요할 때는 카리스마를 발휘하지만, 아랫사람들과 편히 있을 때는 육두문자도 섞어 쓰고 관모도 비뚤어지게 쓰는 등 기인의 풍모를 지녔던 세종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그동안 사극에서 묘사된 전형적인 임금 캐릭터에서 탈피하기 위해 캐스팅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소개했다.

   제작진은 또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강채윤과 궁녀 소이(신세경)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삽입, 채윤과 세종이 극 중반까지 가장 날카롭게 대립할 수 있는 여지를 부여했다.

   김영현 작가는 "이 드라마의 주제는 '왜 글자인가'다"라면서 "이도(세종대왕)는 왜 자기 생의 마지막 순간에 글자를 만들어야 했을까, 그리고 그걸(한글을) 처음 받아들이게 되는 백성인 강채윤은 그 시점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극 열풍 이어갈까 = 제작진은 '뿌리깊은 나무'의 흥행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 제작사인 싸이더스 HQ의 장진욱 본부장은 "싸이더스를 대표하는 단 하나의 드라마를 만든다는 각오로 '뿌리깊은 나무'를 기획·제작했다"면서 "온 가족이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연 작가 역시 "열심히 대본을 쓰는 와중에 지루함을 느낀다. 사실 저희도 너무 보고싶은 드라마"라면서 "작가이기 이전에 시청자로서 기대하고 있다"며 힘을 실었다.

   최문석 CP는 "세종이 한글 창제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바가 그려질 텐데, 요즘 시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면서 "오랫동안 갈고 닦아 만든 드라마인 만큼 여운이 남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뿌리깊은 나무'는 오는 5일 밤 9시55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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