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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 김현철
  • 승인 2011.08.22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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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신라서 농사일 주기에 나온 공동축제

`천고마비` 좋은 절기에 햇곡식 밥과 술 만들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추석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의 유래는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三國史記)` 유리이사금 조에 따르면 왕이 신라를 6부로 나눴고 왕녀 2인이 각 부의 여자들을 통솔해 무리를 만들어 7월 16일부터 매일 일찍 모여서 길쌈, 적마(積麻)를 늦도록 했다.
 추석인 8월 15일에 이르러서는 그 성과의 많고 적음을 살펴 진 쪽에서 술과 음식을 내놓아 승자를 축하하고 가무를 하며 각종 놀이를 했는데 당시는 이것을 `가배(嘉俳)`라 했다.
 가배의 어원은 `가운데`라는 뜻을 지닌 것으로 음력 8월 15일은 대표적인 우리의 만월 명절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추석은 농삿일의 주기에 자연스럽게 나온 공동축제였다.
 추석은 벼농사를 많이 짓는 남쪽 지방에서 큰 명절로 자리잡았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라는 저서에서 추석은 `가락국`에서 나왔다고 했다.
 같은 민족 명절인 단오는 보리농사와 관계돼 있다. 그래서 단오 축제는 보리농사를 많이 짓는 북한지역과 강원도 지역에서 큰 명절로 정착됐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추석보다 단오를 더 큰 명절로 치고 있다.
 `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로 언급했듯이 추석은 `천고마비`의 좋은 절기에 햇 곡식과 과일이 나와 만물이 풍성한 우리나라 최고의 명절이다.

▲  추석대표 음식 송편
 ◇ 먹는 음식추석은 시기적으로 곡식과 과일 등이 풍성한 때이므로 여러 가지 시절음식이 있다.
 추석에는 차례를 지내기 위해 제찬을 준비하는데 설날의 제찬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추수의 계절이라 햇곡식으로 밥과 떡, 술을 만든다.
 추석날 음식하면 송편을 빼놓을 수 없다.
 송편 속에는 콩, 팥, 밤, 대추 등을 넣는데 모두 햇 것으로 한다. 추석에 앞서 열 나흗날 저녁 밝은 달을 보면서 가족들이 모여 송편을 만드는데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며 그렇지 못하면 못생긴 배우자를 만나게 된다고 해서 오늘날에도 처녀 총각들은 송편을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또 임신한 여자가 태중의 아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궁금할 때에는 송편 속에 바늘이나 솔잎을 가로 넣고 찐 다음 한쪽을 깨물어서 바늘의 귀쪽이나 솔잎의 붙은 곳을 깨물면 딸을 낳고 바늘의 뾰족한 곳이나 솔잎의 끝 쪽을 깨물면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추석 차례 상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 술이다. 추석 술은 백주(白酒)라고 하는데 햅쌀로 빚었기 때문에 신도주(新稻酒)라고도 한다. 추석 때는 추수를 앞 둔 시기거나 끝낸 이후 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이 풍족해진다.
 술이 나왔으니 다음 주제는 당연히 안주. 이때 가장 넉넉한 안주는 황계(黃鷄)다. 봄에 알을 깬 병아리를 길러서 추석 때 잡으면 딱 먹기 좋을 만하다.
 이밖에 숙주나물과 토란국도 빼놓을 수 없는 추석 절식이다.
▲ 추석대표 놀이 강강술래
 △ 강강술래서남해안지역에 전승되는 강강술래는 대표적인 추석 놀이다. 강강술래는 수십 명의 부녀자들이 밝은 달밤에 손에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며 노래하면서 춤을 추는 놀이로 `강강술래`라는 후렴구로 받는 소리를 하며 원무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 줄다리기한반도의 중남부 지역에 가장 널리 분포됐으며 남녀노소가 함께 참여하는 대동놀이이다. 두 패로 나눠 굵은 줄을 서로 당겨 자기 편으로 끌어온 쪽이 이기는 경기.
 △ 씨름개인놀이, 상대놀이, 소집단 놀이, 대동놀이로도 존재하던 씨름은 단오와 백중 그리고 추석, 정월대보름에 행해졌다. 예전에는 잔디밭, 백사장 등에서 힘깨나 쓰는 젊은이들이 씨름판을 벌이게 되면 구경꾼들이 알아서 몰렸다.
 △ 가마싸움일명 자메쌈 또는 가마놀이라고도 하며 학동들의 놀이이다. 추석이 가까워지면 각 서당의 학동 중 대표를 뽑아 총사로 삼고 각기 가마와 기를 만들며 가마싸움을 하는데 마을 주민 모두가 나와 응원을 하고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총사의 지휘에 따라 접전을 하며 전진하고 후진하고 좌우로 빙빙 돌다가 틈만 있으면 뚫고 들어가 가마와 가마를 부딪게 하거나 발로 가마를 차고 부순다. 상대의 가마를 많이 부수거나 기를 많이 빼앗으면 이기는 놀이.
 이밖에도 거북놀이와 비슷한 소먹이놀이, 닭잡는 놀이, 콩서리 등이 행해졌다. 또 중로보기(반보기)는 추석에 많이 행하는 것으로 원래는 시집간 딸이 친정집에 자주 못가니, 친정식구를 보기 위해 명절날 중간쯤에서 만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회포를 풀기도 했다.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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