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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 가득한 현대인들에게 감상의 재미 전하려 했다”
“불신 가득한 현대인들에게 감상의 재미 전하려 했다”
  • 박성렬
  • 승인 2011.08.21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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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미소’ 남해 망운사 주지 성각스님

부산 시민회관서 앵콜 선서화전 열어
산수 풍경ㆍ달마도 그림ㆍ글 80여점 선봬

▲ 성각스님의 선서화
 SBS 주최로 지난 4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선서화 특별 초대전을 가진 남해 망운사 주지 성각스님이 8ㆍ15 광복 66주년을 맞아 MBC 부산문화방송 주최로 지난 15일부터 부산시민회관에서 기획전을 열어 부산시민들과 불교신도들을 만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부산시민들에게 선화처럼 밝고 환한 미소가 늘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기획전의 주제를 ‘행복한 미소’로 정했다는 성각스님의 미소가 너무 아름답다. 성각스님에게 이번 전시회가 가지는 의미와 선서화의 예술을 이해하는 방법 등에 대해 물어봤다. <편집자 주>

 - 작가의 정신과 사상이 작품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 지난 1995년 8월 15일을 시작으로 거의 해마다 거르지 않고 MBC 부산문화방송과 지속적으로 전시회 및 문화행사를 열어 오고 있는 성각스님은 현대에 와서는 격렬한 자극이 넘쳐나고 그만큼 사람들도 계속 강한 것들을 원하기 때문에 웃지 않고 피곤해하며 늘 불신에 가득찬 현대인들에게 문화를 알림으로써 느낄 수 있는 감상의 재미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시 한번 전하고자 했다.
 스님들의 참선의 주요 방편이기도 한 선서화는 깨달음의 정신을 단출한 그림과 몇 자의 글로 담아내는데 성각스님은 이번 전시회에서 스님의 30여년 산사생활을 담아낸 산수 풍경과 달마도, 동자승 그림 그리고 글 80여점을 선보였다.
 불화의 일종인 선서화에 대해 성각스님은 “그림으로써는 굉장히 발전적인 부분이라 말할 수 있는데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글과 그림으로써 표현해 내는 것”이라며 “선문화를 대표하는 선서화의 특징은 무심, 탈속, 고요함(寂靜), 파격 등이며 일체의 사량 분별이 떨어진 본래심의 세계를 무심필(無心筆)로 표현했기에 작가의 정신과 사상이 혼연일체가 되어 녹아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적정과 무사의 경지에서 전개된 선서화는 보는 사람조차도 간결한 아름다움과 심오한 진리, 그리고 청정 탈속한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 ‘선서화’는 감상의 대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풍성한 느낌과 깨우침을 준다는데?
 △ 성각스님에게 선예술에 대해 묻자 “선서화 역사는 고려 말엽에 번성해 조선시대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했다”며 “고려시대에는 신앙ㆍ예배의 대상으로 불화중심의 탱화가 발전했으며 불화의 일종인 선서화는 감상의 대상으로 여겨졌는데 이는 그림이 시대적으로 굉장히 발전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성각스님은 “좋아하는 산을 만나, 산에서 함께 살며 자연과 하나 된 삶이 나를 선으로 이끌었다”며 “순간적으로 깨달은 그 마음의 세계를 직관적으로 그리다 보니 선서화들이 쌓이게 됐으며 점 하나, 선 하나도 마음이 비워지지 않으면 여백과 파격의 미를 표현할 길 없는 선서화를 앞으로도 보다 많은 중생들과 이를 함께 즐기고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담한 생략’, ‘여백의 미학’, 일종의 채움과 비움의 미학이 ‘선’이라는 성각 스님은 “‘선서화’를 감상의 대상으로 일컬으며 중생들에게 스님의 고귀한 숨결이 묻어있는 작품들을 이처럼 전시회를 통해 고스란히 꺼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 선서화의 ‘국가 지정 인간문화재’가 필요 한지?
 △ 성각스님은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예술의 전당 김장실 사장이 건넨 말을 한 가지 일러줬다.
 “한국에는 ‘불화장’은 있는데 ‘선화장’은 없다”
 선서화 부분에 있어서 인간문화재가 없다는 이 안타까운 현실을 콕 집어 말해 주는 의미있는 대목이다.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특정 분야에 있어서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이를 인정해 줘야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인데 참 씁쓸하다며 고뇌에 찬 한숨을 지었다.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 또한 성각스님의 ‘행복한 미소’ 선서화 특별기획전 개최를 즈음해 이와 같은 말을 전해왔다.
 “성각스님은 종교심에 의한 생활과 예술의 표현을 표리일체화 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이상과 같은 성각스님의 예술정신과 작품세계가 우리 사회에 널리 확충돼 우리 모두가 올바르게 살아있다는 쾌감을 다 같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 남해 망운사 주지 성각스님이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8ㆍ15 66주년 기획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성렬 기자 park1001@k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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