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5:01 (금)
창원시가 명품도시 안 되는 이유
창원시가 명품도시 안 되는 이유
  • 류한열
  • 승인 2011.08.16 19: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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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 한 열사회부장
 “우리 차 2대 댈 공간도 부족한데 이웃주민들이 자꾸 집 앞에 주차해 화가 나서 차량을 긁고 발로 차를 손상시켰다.” 16일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사는 신모(70)씨와 아들(31)이 이웃주민들의 차량에 손상을 가한 혐의(재물손괴)로 불구속 입건됐다. 신 씨 부자는 지난 7월 30일 오전 4시38분 자기 집 앞에 주차된 이모(30)씨의 승용차를 돌멩이로 긁는 등 6월 중순 이후 8회에 걸쳐 이웃주민 6명의 차량에 해를 가했다. 신 씨 부자는 피해자 중 한 명인 박모(50)씨가 자기 집 옆 상가 옥상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에 차에 범행 장면이 찍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창원시민들이 주차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게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주차하는 데 힘겨운 시민이 많으면 결코 창원시는 명품도시가 될 수 없다. 조금 과하게 말하면 창원시가 내놓은 모든 시책은 헛구호일 수 있다. 창원시가 집 앞에서 벌어지는 주차전쟁를 눈감고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편다고 말하면 우스갯소리다. 창원시 주택단지 어느 곳을 가 봐도 이웃 간의 정은 없다. 어떤 골목을 가면 자기 집 앞에 주차를 막으려고 온갖 물건을 내놓은 볼썽사나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집 앞에 주차를 금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 집 앞에 차를 대지 못하게 하면 어디에 주차하란 말인가. 심지어 이웃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살벌한 주민’은 아예 자기 집 앞을 막아놓고 자신도 주차하지 않고 남도 주차하지 못하게 한다.

 이번 마산회원구에서 부자가 합작해 이웃 차를 훼손한 것은 부글부글 끓는 마음을 행동으로 나타낸 특정인일 뿐이다. 많은 시민들이 자기는 어쩔 수 없이 남의집 앞에 주차를 하면서 자기 집 앞에 이미 주차된 차를 보고 화풀이를 하고 집에 들어간다. 매일 되풀이 되는 일상이라 대수롭지 않은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늘 주차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삶이 황폐지는 자신의 모습을 서서히 알아차릴 수 있다. 지금까지 창원시는 주차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고 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아예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웃집 차량 6대를 파손한 ‘용감한 이웃’이 계속 등장할 수 있다고 예상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창원시는 주택지 주차전쟁을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면 안 된다. 창원시는 골목마다 주차선을 긋고 효율적으로 주차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리 집은 안돼요’라는 이기주의를 ‘더불어 품을 수 있는 이웃’이 되도록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창원시도 1ㆍ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면 한 집에 여러 세대가 웅크리고 살면서 차를 제 집 앞에 대려는 필사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 더욱 더 주차현장에서 옥신각신하면서 양보할 수 없는 생존의 법칙을 고수해야 한다.

 창원시장이 창원시를 광역시로 추진하겠다고 큰소리치면서 정부로부터 인센티브를 얻을지는 모르지만 시민의 기본 삶이 쭈그러드는 데야 광역시가 되면 뭐하나. 시장이 밤늦게 주차공간을 못 찾아 집 주위를 도는 시민의 고충을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주택지에 삐뚤삐뚤 주차된 차량 사이로 운전할 때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아야 시민들이 팍팍한 삶을 연결해 간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광역도시든 명품도시든, 거창한 구호보다 편안하게 주차하고 잠자리에 들고 싶은 게 창원시민들의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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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뭐.. 2011-08-16 23:02:50
창원이 그런구호를 외치니 김해가 셈이나나보죠..지적질만 하지말고 마산의 주거문화개선에대해 논해보자라는 논리로 하세요 창원깎아내닐려는 모습만 보이지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