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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이제야 발 붙이고 사는 듯해요"
이승연 "이제야 발 붙이고 사는 듯해요"
  • 경남매일
  • 승인 2011.07.2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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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후 멋진 '미시족' 변신..'이승연과…' MC로 활약
출산과 나이. 많은 여성의 스타일과 삶의 방식을 무너뜨리는 이 두 가지 앞에서 그도 예외가 될 수 없구나 싶었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한때는 최고의 패셔니스타이자 스타일 아이콘이었고 세련됨의 대명사였던 그이지만 출산 후 후덕해진 모습과 그에 못지않게 더욱 넉넉해진 성격은 '천상 아줌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달라졌다. 두 달여 피눈물나는 노력으로 출산 전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사이 나이를 거꾸로 먹지는 않았지만 먹은 나이만큼의 노련함과 멋이 변신한 외모 위에 활짝 만개해 20대 부럽지 않은 멋진 40대가 됐다.

이승연(43). 그가 멋진 '미시(missy)족'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지난달부터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의 토크쇼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 MC를 맡고 있는 그는 빛났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리고 더욱 넓어진 품으로 30-40대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최근 그를 홍대 앞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그가 동료 연예인 홍석천과 함께 경영하는 곳이다. 빨간 립스틱, 빨간 드레스에 그보다 더 빨간 에너지로 무장한 그에게서는 건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어느 날 남편이 '가장 쉬운 걸 안하려고 하냐'고 하더군요. '내 마누라로서는 배가 나와도 상관없고 일을 하기 싫으면 관둬도 되지만, 일을 계속할 거면 팬들에 대한 도리를 지켜야하는 것 아니냐'고 했어요.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2009년 6월 딸을 낳은 그는 1년 만에 임신으로 불어났던 30㎏ 중 25㎏을 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MBC 아침극 '주홍글씨'에 출연하면서 살은 그 위에 다시 붙기 시작했다.

   "드라마 촬영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어머어머' 하다보니 드라마 끝날 때는 퍼져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뭐 어때. 애를 낳았는데. 나이도 마흔셋인데 이제 뭘 더 바래'라며 계속 제 상태를 합리화하는 제 마음이었어요. 옷이 안 맞는 건 좀 불편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까 상관없어지더라고요."
그렇게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을 잃어가던 그는 그러나 지난 4월 드라마 종영 후 남편의 말 한마디에 헬스클럽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달간 하루 4시간씩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했다.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두 번 한 게 아니었어요.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식이요법도 독하게 했다. 현미밥, 채소, 닭가슴살과 친구가 됐고, 국물과 지방은 끊었다.

그렇게 독하게 몸을 만들고 있던 차에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 MC 제안이 들어왔다.

   "프로그램과 전혀 상관없이 운동하고 있었는데 MC를 맡게되니 살을 뺄 동기가 하나 더 생긴 셈이었어요."
그렇게 해서 그는 두 달 만에 7㎏을 감량했다. 지방이 빠진 것을 생각하면 13㎏의 감량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주홍글씨' 마지막에 보여줬던 모습에서 10여㎏이 훌쩍 빠진 듯하다. 무엇보다 운동으로 빼서 탄력있고 생기있는 모습이다.

   "예전에 허리를 다쳤는데 살이 찌니까 더 아프더라. 그런데 운동을 하면서 허리 통증이 싹 없어졌다"는 그는 "가장 좋은 것은 자신감, 자존감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그렇게되니 일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가능한 한 앞으로도 하루 2-3시간씩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도 평생할 계획이다.

   "연예인이잖아요. 남편 말처럼 이 일을 하지 않을 거면 모르겠는데 계속할 거라면 포기하는 부분도 있어야죠. 저 요즘 평생 처음으로 피부관리도 해요. '도자기 피부'라는 걸 왜 만들어야하나 싶었는데 아니더라고요. 만들어야겠더라고요. 일주일에 한번씩은 피부관리도 하고 비타민C, 오메가3, 글루코사민 등도 꼬박꼬박 챙겨 먹기 시작했어요. 인간의 몸은 정확하더군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요."
'이승연과 100인의 여자'는 스튜디오에서 주부 100명과 MC 이승연이 패션, 미용, 재테크, 교육 등에 대해 정보와 의견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미국 톱모델 타이라 뱅크스가 진행하는 인기 토크쇼 '타이라쇼'와 오버랩되는데, 두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MC의 아우라와 에너지가 프로그램의 콘텐츠를 압도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예전처럼 멋진 모습의, 그러면서 결혼과 출산으로 한층 원숙해지고 시야가 넓어진 이승연은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아가 SBS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등 토크쇼와 예능 프로그램 MC로 맹활약했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예전에는 인기가 많고 화려했는지 모르겠지만 허무주의가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담스럽게 사는 게 행복하고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삶이 좋다. 또한 아줌마라는 게 좋다"며 웃었다.

   "이제야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사는 것 같아요. 원래부터 전 겉보기와 달리 내추럴한 사람이었는데 남들이 믿어주지 않았죠. 그냥 손에 물한방울 안 묻히고 살 것 같아 보였잖아요.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도 쪄보고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절 보는 시선도 달라졌고, 제 마음도 좀더 편안해진 것 같아요. 또 연기도 예전에는 머리로 감성을 끄집어내서 했다면 지금은 마음에서 절로 우러나서 하고 있어요. 그게 세월이고 경험인가봐요."
"예전에는 똑똑했었을지는 모르지만 지혜롭지는 않았다. 이제부터는 지혜를 쌓아서 노년에는 그 지혜가 꽃을 피우길 바란다"는 그는 "20살 때는 40살이 되고 싶었고 아줌마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50살이 되는 게 설렌다. 세상은 아줌마의 힘으로 가지 않나.(웃음) 나도 그렇고 우리 프로그램도 그렇고 아줌마의 좋은 점을 부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엄마가 된 후 그는 봉사와 기부를 생활화하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미혼모의 아기들과 입양 예정 아기들을 초대해 합동 돌잔치를 열어주기도 한다.

   그는 "아이를 낳고 보니 주변의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더라. 감사할 일도 많아졌다"며 "봉사와 기부는 죽을 때까지 하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상의 인기를 누리다 일련의 구설에 휩싸이며 바닥도 경험했던 이승연은 "한때는 '과연 내가 재기할 수 있을까' 암담했던 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날 믿었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서고 싶었다"며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해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작은 바람이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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