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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자 사회적 책임 현주소
가진자 사회적 책임 현주소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1.04.17 2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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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이사/취재본부장
 경제적 양극화는 날개를 달아 더하고 사회지도층에 대한 반감은 향후 사회적 갈등 증폭의 단초가 될까봐 걱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사회적 의무는 지키지 않으면서 특권을 가장 많이 누리는 계층 중 1순위를 정치인으로 지목했다. 그 다음으로 재벌과 부자, 고위 공무원과 관료 순으로 응답했다. 정치인ㆍ관료 사회지도층은 특권만 있고 도덕성은 바닥이란 사실에 대해 국민 80%는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육이나 취업, 승진, 재산 증식 과정에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공정한 경쟁 원칙과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도덕성마저 결여됐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와 불신이 극에 달한 것은 우리 사회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책임)가 바닥 수준이란 인식이 깔려 있는 탓이다. 이 같은 반감은 소득 양극화란 경제적 현실과 맞물려 향후 사회 갈등이 증폭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가 1천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3.5%가 우리나라의 권력, 재산, 명예를 소유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24.3%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의 86.7%는 상위계층이 경쟁 규칙과 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서 특권만 지나치게 누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방, 납세, 근로, 교육 등 국민의 4대 의무 가운데 사회 지도층의 국방, 납세, 근로의 의무 수행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자녀 교육에 대해서만 높은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한마디로 사회 지도층이 가진 국가 공동체의식에 대해 국민이 낙제점 평가를 내린 셈이다. 사회적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서 특권을 가장 많이 누리는 계층이 어디냐는 질문에는 정치인, 재벌과 부자, 고위 공무원과 관료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이 같은 기조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나온 친 기업 규제 개혁과 감세 정책이 우리 사회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분열 요인으로 작동한 것 같다"는 지적이다. 또 "국민의 반재벌 정서를 탓하기에 앞서 재벌 스스로가 마인드를 바꿔야 하다는 것은 공통된 생각이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재벌, 정치인, 고위 관료 등 지도층 인사들이 사회적 책임에 비해 너무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지도층의 탈, 불법 행위 등 특권을 행사하며 군림하는 형태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물질문명은 높은 반면 정신문화는 지극히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사회는 여전히 포용과 대화보다는 강압과 배타주의가 만연하고 많은 사람들이 법치주의 훼손을 우려하지만 과연 사회지도층이 법과 질서를 지키는데 솔선수범했는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오히려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군 면제 비율이 높고 법 집행의 잣대도 느슨해진다는 지적에 "왜 나만 갖고 그러냐"는 식의 뻔뻔함은 비판을 무색하게 만드는 경우다. 또 국내 한 연구소의 조사결과 OECD 30개 회원국 중 한국은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정치적 비전은 꼴찌로 조사됐다.

 사회적 대화는 29위로 소통부재를 들었다. 약자보호 29위, 미래 희망 27위 꼴찌 수준을 벗어나질 못했다. 교육기회, 특허 등의 상위권을 감안하면 정신적 항목에서는 극단적으로 낮은 점수여서 향후 증폭될 사회적 갈등이 사뭇 걱정된다. 로마제국의 2천 년 역사를 지탱해준 철학은 사회 고위층이 실행한 도덕적 의무다. 로마의 귀족은 전쟁이 일어나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스스로 전장의 선봉에 섰고 노예와 귀족의 차이를 사회적 책임이행 능력에서 찾았다 한다.

 또 유럽을 거쳐 국민 98%가 어떤 형태든지 기부하는 미국의 기부문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선진국`을 구분 짓는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는 한국, 그 원인 중 하나는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지 않은 사회지도층의 인식과 실천 문제다. 배려하는 나눔의 문화는 실천적 행동운동을 통해 정착시켜야만 선진국의 동력인 다함께 하는 기부문화는 꽃 필 것이다. 그래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사회적 책임은 의무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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