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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지우(杞人之憂)
기인지우(杞人之憂)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4.10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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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방사능 공포로 이어지면서 우리 생활에 이런저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제는 일기예보보다 방사선량 수치를 아는데 더 귀를 기울이는 실정이다. 사람이 작은 일에 매여 두려움을 가지면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일이 많아진다. 지금 천일염 사재기가 도를 넘고 있다. 일 년에 기껏해야 천일염 1~2포대(20㎏)가 필요한 사람들이 10~20포대까지 주문하면서 주 생산지인 신안지역 소금 창고가 텅텅 비어가고 있다. 일본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 해역까지 흘러들면 소금도 오염될 것이라는 걱정이 소금 확보에 열을 올리게 만들었다. 소금에 방사능 오염을 막는 요오드가 많이 함유됐다는 소문까지 한몫 가세했다.

 중국 기(杞)나라에 하늘이 무너질 것을 걱정해 먹고 마시기를 끊은 사람이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찾아와 하늘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걱정만 하는 사람은 이번에는 해와 달과 별이 떨어지는 걸 염려했다. 또 다시 그럴 일이 없다고 하자 땅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고 걱정을 태산같이 했다. 기인지우(나라 杞, 사람 人, 어조사 之, 근심 憂)는 쓸데없이 걱정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웬만한 걱정거리는 ‘기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검출되는 방사선량은 극히 미미해 전혀 문제없다고 해도 걱정에 꼬리를 물고 있는 사람은 혹 하늘이 무너질까 염려하는 ‘기우 병’을 의심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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