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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휴머니즘에 공감 … 기적같은일"
"절제된 휴머니즘에 공감 … 기적같은일"
  • 승인 2011.04.0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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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 관객돌파 영화 `그대를…` 주연 이순재
 "연극이나 영화, TV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동이에요. 생활에서 느끼는 공감대가 있어야죠. 픽션이 너무 강해서 작위적인 건 보기엔 화려해도 심금을 울리는 감동은 없어요. 이 영화는 단조롭지만, 요소요소에 감동을 촉발하는 휴머니즘이 있어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아요"

 노년의 사랑을 그린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감독 추창민)는 지난 2월 17일 개봉한 이후 꾸준하게 사랑을 받으면서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5일 누적 관객 140만 명을 돌파했고 주말께 150만 고지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나 배급사 측은 내심 200만 명까지 기대하고 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중심에는 이순재가 있다. 세상을 떠난 아내를 따뜻하게 대하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이 있는 김만석 역을 맡은 그는 폐지를 주우며 힘겹게 생계를 꾸려가는 송이뿐(윤소정)을 만나 다시 가슴이 뛰는 사랑을 한다.

 최근 연합뉴스와 만난 이순재는 영화의 장기 흥행을 두고 "기적 같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더러 나이 먹은 사람이 끼는 영화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노년이 주가 돼서 만든 영화는 근래 없었어요. 노인들을 데리고 화려하지도 않고 아주 단조로우면서 소박한 영화로 호응을 얻었다는 게 아주 고무적입니다"그는 "노인들은 자신들의 입장이니 공감하는 게 있고 젊은 사람들은 군봉이 가족을 통해 부모를 생각하면서 감동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것이 관객의 감성을 촉발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노인 네 명의 연기가 과장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왕왕 보면 배우가 전부 다 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슬픈 것도 혼자 다 슬프고 재밌는 것도 혼자 다 슬퍼하면 관객의 몫이 없어진다"면서 "과장하지 않고 연기를 절제해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 효과를 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년 배우들조차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는 현실에서 노장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가 이토록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 나이에 주연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니고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봐요. (웃음) 말년에 이런 작품을 만나서 나름대로 내 능력을 어느 정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참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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