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개월간 `욕망의 불꽃`이라는 강렬한 폭우 속에서 살아남고자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짜내야 했던 그다. 그러나 드라마가 끝난 일주일 후 만난 그는 폭우가 훑고 지나가고서 맑게 갠 하늘 같은 표정을 지었다. 마치 극중 그가 연기한 `인기`가 마지막에 모든 짐을 놓고 떠난 것처럼.
"지난달 25일 종방연 직후 곧바로 쓰러져 일주일간 밤낮없이 잤다"는 서우를 4일 오후 만났다.
그는 드라마 후유증으로 피부에 트러블이 생겼다며 이날 사진 촬영은 못 하겠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웬걸, 만나보니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아쉬웠다. 화장기 없는 얼굴은 티없이 맑았다. 그는 또 2년여 동안 고수한 긴 머리를 싹둑 자른 경쾌한 단발머리를 이날 선보였다.
"마지막 40, 50회 찍을 때는 응급실에서 촬영장으로 출퇴근했어요. 과로 때문이었죠. 몸 상태가 얼마나 안 좋았느냐면 병원에서 안 내보내 주려고 했어요. 퇴원할 거면 병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류에 서명하고 가라고 했어요. 그만큼 힘들었고 다 끝나고 나니 그 후유증이 얼굴로 올라오더라고요. 그래도 일주일 세상 모르고 잤더니 오늘 좀 났네요"
밤낮없이 자느라 조민기와 정하연 작가의 날 선 공방으로 한바탕 시끄러웠던 것도 그는 전혀 몰랐다고 한다.
"저희 집 노트북이 고장 났어요. 그리고 제가 트위터니 미니홈피니 이런 데 문외한이에요. 한마디로 컴맹이죠. `뻗어서` 쉬다 보니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오늘 인터뷰 나오면서 처음 알았어요. 너무 놀랐고 저로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저는 조민기 선배님, 정하연 작가 선생님과 다 잘 지냈고 제가 실질적으로 촬영장에서 막내라 연기 외적으로는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일에 대해서는 진짜로 할 말이 없습니다"
그 말이 어려운 질문을 피해가기 위함이 아니라는 점은 이어지는 대화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마운 일은 고마운 일이고, `막장 드라마`에 출연한 소감이 궁금했다.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어른이 되고 만난 절절한 사랑이 친엄마의 의붓아들이라는 설정, 20여 년 만에 만난 친엄마가 의붓아들의 성공을 위해 또다시 자신을 이용하고 내치려 하는 내용은 상식을 넘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