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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방점 찍고 레전드 꿈꿔"
"15년 방점 찍고 레전드 꿈꿔"
  • 경남매일
  • 승인 2011.04.0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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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 15주년 펑크록밴드 노브레인 … 4년 만에 6집 `하이 텐션` 발표
▲ 펑크 록밴드 노브레인(이성우, 정민준, 황현성, 정우용).
 펑크 록밴드 노브레인(이성우, 정민준, 황현성, 정우용)은 참 변화무쌍하다.

 `성난 이빨을 드러내어라 피를 흘리게 하라`(1집 `청년폭도맹진가`)며 괄괄대다가도, `넌 내게 반했어~원한다면 밤하늘의 별도 따줄텐데`(3.5집 `넌 내게 반했어`)라며 상냥해진다.

 올해로 결성 15주년을 맞은 `철없는 악동`들은 내내 어디로 튈지 몰랐다.

 다음 달 5일 약 4년만에 발표하는 6집 `하이 텐션`에선 `무뇌아`란 팀명이 무색할 정도로 생각이 많아졌다. 묵직한 록 사운드에 천착했고, 각박한 세상을 사는 도시인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겠단다.

 이 콘셉트를 잡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멤버는 기타의 정민준이었다.

 "원래 다수결로 작업하는데 이번엔 제가 `독재 한번 해보고 싶어`라고 했죠. `싸가지` 없이 고집부렸는데 멤버들이 믿어줬어요. 덕분에 헤비 록 사운드로의 일체감, 하나의 스토리 같은 수록곡의 짜임새가 생겼어요"

 노브레인이 그간의 내공을 담았다고 자부한 음반을 알리고자 미끼를 던지는 곡은 도시에서 가장 잘 노는 사람을 위한 노래라는 `라디오 라디오(Radio Radio)`와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위한 헌정곡이라는 `넥타이` 등 2곡이다.

 원초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밴드 합주를 통해 완성된 곡은 `엄마 난 이 세상이 무서워`다.

 "황현성이 드럼으로 장난을 치는데 정민준이 불쑥 기타를 치고 제가 즉흥적으로 노래하고 정우용이 조심스레 베이스를 더했는데 진짜 감동인 거예요. 즉흥적으로 슬금슬금 실마리를 풀어가는데 서로 약속이나 한듯 죽이 척척 맞았어요"

 이 경지에 이르기까지 노브레인에게는 나름 슬픈 사연이 많다. 멤버가 안정적으로 2-3년이 간 적 없을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될만 하면 멤버가 탈퇴했고, 뜰만 하면 멤버가 아프거나 사고를 당했다.

 그 덕분에 이들은 크라잉넛과 함께 대표 밴드로 15년을 버텼다. 멤버들은 원동력이 된 곡으로 `넌 내게 반했어`와 `비와 당신`을 꼽았다.

 황현성은 "우리 역사는 `넌 내게 반했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며 "그 이전엔 우리가 이 `바닥`에서 미운 오리였다면, 이후엔 환영받는 오리가 됐다. 또 이전엔 경제적으로 망했고, 이후엔 흥했다. 음악 스타일도 이 곡 전후로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노브레인은 `주류`와 `인디`의 이미지를 영리하게 줄타기한 밴드로 여겨진다.

 "우린 한결같이 인디 밴드예요. 우리가 만든 회사에서 모아둔 공금으로 음반을 만들고 번 돈으로 공연을 하죠. 또 방송과 타협하지도 않아요. 우린 인디니까 얼굴 팔기 싫어서가 아니라, 대중과 전면적인 타협을 선언하고 댄스 음악 할 거 아니면 우린 적극적인 주류가 될 수 없거든요"

 스스로 운좋은 밴드라는 멤버들은 이제 자신들의 역할도 고민한다.

 이성우와 정민준은 "크라잉넛의 등장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밴드들이 뒤를 이었지만 아직 드문 편이다"며 "대부분의 밴드가 우울하던지, 심각한데 그 우울함이 밴드를 멈추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레전드` 밴드가 많아져야 하고 우리도 `레전드`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최소 20년은 해야 영그는 게 있다는 걸 요즘 깨달았다"고 했다.

 30대 중반이 된 이성우, 지난해 가을 `몰래` 결혼한 황현성 등 멤버들에게 외적 변화는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밴드 초기 비틀스를 다룬 영화 `백비트(Backbeat)`에 감동받아 연주하고 술먹고 놀며 한없이 즐거웠던 때처럼 무대 위를 천방지축 뛰어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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