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8:12 (금)
예미도중(曳尾塗中)
예미도중(曳尾塗中)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3.27 2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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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4·27 재보선 승리를 위해 조국 서울대 교수와 신경민 MBC 논설위원 등과 접촉했지만 이들은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손학규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한나라당은 손학규 대표가 나오면 빛 바랜 ‘정운찬 카드’ 대신 누구를 써야 할 지 고심하고 있다.

장자가 초(楚)나라 왕의 초청을 받자 뒤돌아보지 않고 대꾸했다. 장자는 묘당에 간직된 죽은 거북이보다 꼬리를 진흙 속에 넣고 다니는 산 거북이가 되겠다며 데리러 온 사람을 내쳤다. 예미도중(끌 曳, 꼬리 尾, 길 塗, 가운데 中)은 부귀를 누리면서 구속된 생활을 하는 것보다 가난하더라도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는 게 낫다는 말이다.

여야로부터 국회의원 후보로 낙점 받는 건 많은 인물에게는 등용문이다. 하지만 화려한 변신을 꿈꾸며 달려들다 부나비처럼 사그라지는 사람들도 많다. 조국 교수나 신경민 MBC 논설위원이 민주당의 러브콜을 물리친 것은 정치권에 잘못 발을 들여 넣으면 점치는 데 쓰이는 거북이 등껍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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