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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부활20년 명암
지방자치 부활20년 명암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1.03.27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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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칼럼이사/취재본부장
 성년(成年)이 됐다. 부활한 지방자치가 올해 20주년을 맞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절반의 지방자치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가 잦다. 나이는 성년이지만 그에 걸맞은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991년 3월 26일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씨를 뿌린 날이다. 당시 경남도내 20개 시군을 포함 전국적으로 치러진 기초의원 선거는 1961년 지방의회 해산 후 30년 만에 부활을 알린 지방자치의 신호탄이었다. 앞서 1952년 지방자치가 시작됐다. 하지만 1961년 5ㆍ16 쿠데타의 여파로 지방의회가 해산된 아픈 과거가 있다. 1991년 지방의회가 새로 구성됐고 도의원 선거는 그해 6월 20일 실시됐다. 시장, 군수선거는 1994년부터 치러졌다. 지방자치 20년은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삶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하지만 밥그릇 챙기기, 브레이크 없는 행위 등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또 보좌관제 신설, 인사권 요구, 후원회 주장 등은 국회를 뺨칠 정도다.

 아무튼 지역민들의 기대와 설렘 속에 20년 역사의 지방자치는 제도 및 운영상 시행착오를 거치며 많은 발전을 해온 게 사실이다. 자치 단체 간 차이는 있지만, 지역여건에 맞는 다양한 정책과 시책으로 지역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행정서비스의 질도 높아졌다. 관공서의 낮아진 문턱, 빨라진 민원 등 주민들이 실감할 만큼 행정서비스의 질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선출직인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주민 여론을 무시하기 힘들어 주민들의 바람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된 점도 성과다. 그러나 지방자치 20년 동안 부작용도 결코 적지 않다. 지역이기주의로 인한 소지역주의로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폐쇄적인 공무원 인사로 시 군 혹은 시 도간 인사교류가 원활하지 못했다. 적재적소의 인사가 이루어지지 못한다거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정도로 공무원들의 줄서기도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한마디로 선거 후 단체장이 바뀌면 밀물과 썰물의 교체가 이뤄져 업무마저 혼선을 몰고 올 정도다. 단체장의 전시행정도 문제다.

 표를 의식한 선심성 사업이나 이벤트성 행사ㆍ축제 등이 비판의 대상이다. 또 전임자가 기획하고 진행해온 생산성 높은 사업마저 후임 단체장에게 생색나지 않는 사업이라면 취소ㆍ축소하는 등의 사례도 잦다. 지난 20년간 단체장의 비리나 선거법 위반 등도 이어져 지역주민들의 허탈감을 안겨주었다. 또 다시 선거를 치르는 데 따른 행ㆍ재정적 낭비, 단체장 공백에 따른 장기발전계획의 차질에다 반목과 질시로 이어져 지역 갈등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지방자치의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 또한 적지 않은 데는 양대 축인 지방의회가 제대로 그 역할을 못한 것도 사실이다. 지방자치 20년간 지방정치가 많은 발전을 했지만, 지방권력에 대해 제대로 된 견제가 이뤄진 게 없다. 특정 정당 독식구조 아래서는 지방의회의 견제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에 원인이 있다. 재정측면은 재정자립도가 밑바닥인 지방정부가 자체 수입만으로 독자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 그래서 반쪽자리 지방자치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다. 아무튼 1991년 3월 26일 기초의원 선거가 부활한 이후 성년(成年)을 맞은 `지방자치 20년`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확산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폐해의 그늘이 짙다.

 인사, 예산권을 거머쥔 단체장은 무소불위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일방적이고 타 지자체의 본뜬 사업을 추진, 예산낭비도 잦다. 타당성에 앞선 각종 사업의 유치활동에 나서 사사건건 충돌, 갈등을 빚고 있다.

 수천만 원의 `의정활동비, 막대한 권한을 두 손에 쥔 지방의회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날 몰라준다는 행패, 스크린 골프비용 지원, 호화외유 등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20년이 됐지만 제자리걸음인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또 견제와 협의에 우선해야 할 집행부와 의결기관에 대해 "악어와 악어새"란 지적은 일탈한 형태의 어깨동무씩 지방자치를 탓하는 것이다. 주민의 관심을 먹고 자란다는 지방자치, 성원과 채찍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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