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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저지와(井底之蛙)
정저지와(井底之蛙)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3.13 2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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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 천성산에 KTX 터널 공사를 하면 도롱뇽이 서식처를 잃는 다며 지율 스님과 환경단체가 2003년 공사 착공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 공사가 2차례 총 6개월간 중단된 적이 있었다. 지금 터널로 KTX가 쌩쌩 다녀도 천성산에 도롱뇽 알이 천지라고 알려졌다. 환경 변화는 개발이 끝난 후 더디게 일어날 수 있어 단정할 수 없지만 그때 너무 호들갑을 떨었다. 불쌍한 도롱뇽 때문에 국고 손실이 엄청났지만 지금 그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은 없다.

 황하(黃河)의 신 하백(河伯)이 강을 따라 내려가다 끝없는 바다를 보고 북해(北海)의 신 약(若)에게 "황하가 가장 넓은 줄 알았는데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약(若)은 이 말을 듣고 "우물 안 개구리는 자기가 사는 곳만 알기 때문에 바다를 말해 줄 수 없고, 여름 벌레에게 얼음을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사는 계절만 믿기 때문이다"고 일렀다. 장자(莊子) 추수편(秋水篇)에 나오는 정저지와(우물 井, 바닥 底(혹은 가운데 中), 어조사 之, 개구리 蛙)는 소견이나 견문이 몹시 좁은 사람을 일컬을 때 쓰인다.

 지율 스님과 환경단체가 우리나라를 너무 사랑한 건 분명한데, 자기 세상만 보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행동 때문에 `애궂은 두꺼비 돌에 맞는다`고 여러 사람이 뜻밖의 피해를 봤다. 그리고 국가적 손실이 엄청났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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