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7:32 (수)
부언시용(婦言是用)
부언시용(婦言是用)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3.10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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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스캔들’로 한국 남성의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 누가 봐도 최고의 대학과 좋은 직장에 다니며 남부럽지 않을 남자들이 한 중국여성에 혼을 빼준 걸 보면서 크게는 나라의 격을 내동댕이 칠 꼴이고, 작게는 한국 남자의 망신살이 무지갯살 뻗치듯 한 꼴이다. 줏대 없이 여자의 말을 무조건 듣는 걸 두고 부언시용(지어미 婦, 말씀 言, 이 是, 쓸 用)이라 한다.

 은(殷)나라 주왕(紂王)이 달기에 빠져 그녀의 말이라면 무엇이든지 들어주고 매일 주색(酒色)을 즐겼다. 주왕은 어진 신하들을 멀리하고 일족(一族)마저도 돌보지 않았다. 그 때 나온 말이 주왕은 오직 부녀자 말만 옳게 여긴다며 암탉이 새벽에 울면 집안이 망할 뿐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동서고금을 통해 여자가 홀리는 말에 빠지면 나라도 망하고 개인도 망한다는 교훈이다.

 영화 제목 같은 ‘상하이 스캔들’의 결말을 보고 싶은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도 재미를 더할수록 국가의 체통과 남자의 위신이 바닥을 칠 것을 생각하니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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