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8:42 (목)
견리망의 (見利忘義)
견리망의 (見利忘義)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3.09 0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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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는 이익을 보거든 의를 생각하라(見利思義)고 경계했다. 우리 정치인은 이익이 되면 의를 생각하는 건 고사하고 애써 눈을 감아버린다. 사실상 입법 로비를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기급 처리돼 여론이 들끓자 여야가 한 발 물러섰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행정안전위 소속 의원들이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이익을 보고 의로움을 잊어버린 그들이 견리망의(볼 見, 이로울 利, 잊을 忘, 옳을 義)한 후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려는 모습에 연민의 정이 살짝 치민다.

 역상은 한(漢)나라 유방(劉邦)과 함께 여러 차례 큰 공을 세워 유방이 황제가 된 후 우승상(右丞相)이 되었다. 유방이 죽자 여태후(呂太后)가 대권을 잡았지만 민심을 얻지 못하고 죽자 주발(周勃)과 진호(陳乎)가 여록 등 여씨 가족들을 살해할 것을 계획했다. 이때 늙은 역상은 아들 역기와 여록이 친한 친구사이인 걸 알고 여록을 유인해 제거했다. 훗날 사람들은 역기가 친구를 판 행위를 일러 이익에 어두워 도의를 잊어버린 짓이라고 했다. 역기는 아버지의 잘못된 말을 따르다 견리망의의 대표 인물이 돼 버렸다.

 이익이 되는 일에 두 손 들고 힘을 합하는 건 자연스런 행동이지만 의를 생각하지 않으면 소인배가 된다. 제동이 걸린 정자법을 두고 국회의원들이 끝까지 밀고 나간다면 견리망의의 대가를 더 크게 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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