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2:34 (금)
대우탄금(對牛彈琴)
대우탄금(對牛彈琴)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3.08 0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 귀에 대고 경을 읽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아이에게 아무리 바른 행동을 하도록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하면 그 부모가 너무 힘들다. 본격적인 4ㆍ27 재보궐 선거가 가까워 오면서 예비 후보자들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쯤 후보들이 착각하는 공통점 중 하나는 여론조사를 하면 자신이 항상 1등을 한다고 우기는 것이다. 주위에서 꽤 객관적인 이유를 대며 “웬 1등”이라고 반문해도 예비 후보자는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다.

 노(魯)나라 사람 공명의(公明儀)가 소를 향해 거문고를 켜주었다. 그런데 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 풀을 먹었다. 그가 이번에는 모기 소리와 송아지의 울음소리를 흉내 내 들려주자 귀를 세우고 소리를 잘 들었다. 후한(後漢) 말기 학자 모융(牟融)은 이 고사를 인용해 유학자에게 불교를 가르칠 때 불전이 아닌 시경과 서경 등을 인용해 설명했다. 그래야 더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를 빗대 대우탄금(대할 對, 소 牛, 튀길 彈, 거금문 琴)은 소에게 거문고를 들려준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에게 도리를 가르쳐도 소용없다는 교훈이다.

 많은 재보선 예비 후보자들에게 지역구의 바닥 민심을 일러 주어도 지금은 들리지 않는다. 지금은 그들의 귀에 들리는 건 ‘여론조사 1등’이지 그 외에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