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0:55 (금)
수석침류(漱石枕流)
수석침류(漱石枕流)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3.03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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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논에 물 대기’ 계절이 돌아왔다. 봄기운이 가득해 농사를 연상할 수 있으나, 4ㆍ2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각 당과 후보들이 아전인수(我田引水)하는 걸 두고 한 말이다. 엄기영 전 MBC사장이 2일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위기의 강원도를 구하기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의 입당을 두고 “배신 행위의 전형”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엄 전 사장이 지난해 6ㆍ2선거 때 민주당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을 때 “훌륭한 언론인으로 남겠다”며 고사했다. 지금부터 당이든 후보든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모든 것을 갖다댈 것이다.

 진(晉)나라 사람 손초(孫楚)가 산속에 은거하기로 마음먹고 친구인 왕제(王濟)에게 “돌을 베개 삼아 눕고 흐르는 물로 양치질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枕石漱流)”라고 말할 것을 반대로 말했다. 왕제가 실언을 지적하자 손초는 “물을 베개 삼겠다는 것은…”하면서 그럴싸하게 갖다 붙였다. 수석침류(양치칠 할 漱, 돌 石, 베개 枕, 흐를 流)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억지를 쓰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아전인수와 그 뜻이 통한다.

 앞으로 4월 27일 선거일이 가까울수록 수석침류하는 후보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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