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5:40 (금)
무병자구(無病自灸)
무병자구(無病自灸)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3.02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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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가 4ㆍ27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후보군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현재로선 2일 한나라당 입당과 출마선언을 하는 엄기영 전 MBC 사장과 최문순 전 민주당의원의 맞대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해을은 김태호 전 경남지가 출마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고 있다. 지금까지 출마를 고사하던 김 전지사가 5일 귀국해 출마선언을 한다면 야권 주자와 빅매치가 이루어진다. 물론 여야 모두 당헌에 따라 명목상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

 이번 재보궐선거에 거물급 인사들이 자천타천으로 당 후보로 거론되면서 많은 예비후보들이 불필요한 노력으로 괜한 힘만 낭비하는 게 아닌지 마음이 쓰인다. 공자가 춘추전국시대 전설적인 큰 도적인 도척(盜蹠)을 설득하러 찾아갔다. 도척은 친구 유하계(柳下季)의 동생이라 공자는 측은지심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척은 공자에게 눈을 부릅뜨고 칼자루를 만지며 공자를 되레 꾸짖었다. 혼쭐이 난 공자는 유하계를 만나 아프지도 않은데 스스로 뜸을 뜬 꼴이라고 푸념했다. 무병자구(없을 無, 질병 病, 스스로 自, 뜸灸) 즉, 불필요한 노력을 해 정력을 낭비했다는 말이다.

 지금 4ㆍ27 재보궐선거를 향해 뛰고 있는 많은 예비후보들이 거물급 후보 때문에 당내 경선조차 치르지 못해 무병자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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