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8:48 (금)
요원지화(燎原之火)
요원지화(燎原之火)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2.21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동에서 민주화 열망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일어난 시민 혁명이 바레인, 예멘, 리비아, 요르단 등지로 퍼지고 있다. 특히 바레인에서는 정부가 시위에 강경 대응하면서 대규모 유혈 참사가 일어났다.

 은(殷)나라 왕 반경(盤庚)이 도읍을 옮기기로 하고 문무백관과 백성을 설득했지만 잘 먹혀들지 않았다. 반경은 천도에 대한 소문이 나쁘게 퍼지자, 이런 유언비어를 만드는 행위는 자신을 해치고 나라를 좀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불이 들판을 태우면 엄청난 기세에 접근할 수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그 불을 끌 수 있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요원지화(불탈 燎, 들판 原, 어조사 之, 불 火)는 들판을 태우는 불을 뜻하는 말로 무섭게 번져가는 불처럼 세력이 대단해 막을 수 없음을 이른다. 마치 중동의 민주화 시위 같이.

 아직은 중동의 민주화 들불이 북한에 까지 타고 올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따스한 봄철 돈두렁과 밭두렁을 태우면 걷잡을 수 일어나는 불이 두렁을 타고 옮겨가듯, 중동에서 일어나는 민주화 열망이 요원의 불길처럼 동토의 북한에까지 불어오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