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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꿇으려 노력할 뿐이죠"
"천천히 꿇으려 노력할 뿐이죠"
  • 승인 2011.02.1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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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 슬럼프 딛고 KBS 연예대상 수상
"운 많이 따랐다"

 이경규(51)는 한사코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우리 나이에 자꾸 여기저기 얘기하고 다니는 것도 보기 안좋다. 그냥 프로그램으로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논리`를 고수해온 그는 새해 들어 흡연인생 30년 만에 처음으로 시도한 금연으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이유를 하나 더 붙였다.

 그런 그를 지난 15일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1시간30분간 이어졌고 그는 일어서며 "오늘 발동이 걸려 너무 말을 많이 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조심해야 하는데…"라며 후회 아닌 후회를 했다.

 1981년 제1회 MBC 개그콘테스트에서 은상을 받으며 데뷔한 이래 30년간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50대인 지금도 여전히 방송사 메인 프로그램의 MC를 맡으며 지난 연말에는 `KBS 연예대상`까지 거머쥔 이경규.

 그는 "제일 무서운 것은 세월이다. 세월 앞에는 누구나 무릎을 꿇게 된다. 난 다만 천천히 꿇으려고 노력할 뿐이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KBS 연예대상` 수상을 축하드린다. 50대 유일한 A급 예능인이다.

 △물론 기쁘고 감사하다. 운이 많이 따랐다. 그런데 부담도 많이 된다. 홀가분해져야 말이 잘 나오는데 `대상답게` `데뷔 30년답게` 하려니 힘이 들어가게 된다. 또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올해는 공연도 생각해보고 있다. 스탠딩 토크 같은 새로운 것을 해볼까 싶다.

 --SBS `라인업` 전후로 한동안의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남자의 자격`이 성공할 줄 알았나.

 △`라인업`은 좀 억울한 면이 있다. 그땐 경쟁프로인 MBC `무한도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였기 때문에 어떤 것을 갖다 붙여도 깨지는 때였다. 그 후 `남자의 자격`을 만난 것은 내 인생의 정말 큰 행운이다. 성공할 줄은 알았다. 앞으로 3년만 더 한다면 방송을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 정도로 `남자의 자격`이 내게 주는 의미가 크다. 그간 수많은 프로그램을 해오면서 소중하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솔직히 처음에는 재미없었다. 주어진 미션도 열심히 안했다. `이런 것까지 해야해?` 싶은 순간도 있고 녹화를 위해 내가 거짓으로 하는 게 아닐까 가끔 고민되기도 했다. 그러다 서서히 빨려 들어가게 되더라. 합창단 미션을 수행하고 났을 때는 정말 감격스러웠다. 하지만 일부러 안 울었다. 내가 울면 카메라가 나한테 포커스를 맞출까봐 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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