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3:42 (목)
`눈 감고 아웅` 하는 경찰 서장님!
`눈 감고 아웅` 하는 경찰 서장님!
  • 한민지 기자
  • 승인 2011.02.09 1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민지 사회부 기자
 서장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시지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말이 있다. 이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눈이야 가릴 수 있겠지만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는 반어법적 표현이다.

 진실은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우리는 이런 말을 흔히 쓴다.

 김해시 칠산서부동에 밀집한 고물상 업체들은 최근 기승을 부리는 절도범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 1년 동안 한집 걸러 한집에, 심지어 도둑맞은 지 불과 3일 만에 또 피해를 입은 업체도 있다하니 김해는 그야말로 도둑의 천국이고 무법천지다.

 기자가 기껏 반나절 탐문 취재했는데도 피해업체는 10여 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피해형태는 다양했다.

 한 업체는 무려 4차례나 당하면서 4천 만원의 피해를 입었는가 하면, 이들 10개 업체의 피해금은 줄잡아 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찰이 절도사건을 은폐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도난사건 피해자에게 "신고처리는 하되 공식 접수는 하지 말자"고 현장에 출동한 형사가 제안했다는 것이다.

 `공식접수 하지말자.`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건발생 현황을 축소하려한 게 아닐까. 이 지역 치안상황을 가늠하는 눈금은 아닌지 못내 아쉽다.

 기자가 취재한 피해상황은 빙산의 일각이다. 도난피해를 당했지만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은 피해자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경찰신뢰도 하락 반증`이라는 기자의 느낌은 편견일까.

 뿐만 아니다. 경찰의 절도범 검거의지는 과연 얼마만큼 있느냐는 점이다. 잇따른 도난사건. 늘어나는 피해. 신고조차 포기하는 고물상 업주들의 경찰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이것이 오늘날 김해 칠산서부동 일원 고물상업체들과 김해지역 경찰의 현주소다.

 한편 구리와 알루미늄 등 주요 국제 원자재 수급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수입가격은 연일 최고치를 웃돈다. 이 지역에 밀집한 고철수집업체는 도둑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피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실정이 이런데도 경찰은 손 놓고 있다. 고물상 절도범 검거실적이 없으니 딱히 `손 놓고 있다`는 말 외에 적절한 표현이 없다.

 더 큰 문제는 경찰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데 있다.

 기자는 창궐하는 도둑 때문에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보면서 지난 한해 김해서부경찰서 관할지역에서 발생한 절도사건과 검거현황을 경찰에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거절했다. 거절이유가 궁색하다. "타 경찰관서도 절도사건 발생, 검거현황을 언론에 제공치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 볼썽사나운 것은 이 같은 답변이 하위직 경찰이 업무에 시달려서 내뱉은 말이 아닌, 이 조직 최고 지휘관이 스스럼없이 한 답변이어서 충격이 크다.

 기자는 고민에 빠졌다. 우리나라 경찰조직의 최고 엘리트 과정을 거쳐 온 고위간부가 할 수 있는 답변이 고작 이런 수준이라니 소위 경찰언저리 수습기자인 필자는 넋을 잃을 수밖에 없다. 누구에게 내 안전을 믿고 맡길수 있을까.

 우리지역에 절도사건이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검거율은 어떤지, 궁금해 하는 국민의 알권리를 차단하려 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제 딱 40일 된 여성수습기자여서 무시해서 그랬을까.

 이도 저도 아니면 절도사건 발생건수는 너무 많은데 도둑을 못 잡은 경찰조직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본능적으로 한 말일까.

 서장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마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