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9:49 (목)
조삼모사(朝三暮四)
조삼모사(朝三暮四)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1.19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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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 논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여야가 국민들의 귀에 듣기 좋은 복지 청사진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대선을 준비하는 미래 권력이 복지 논쟁에 가세하고 있어 듣기에는 나쁘지 않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맞춤형 복지나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 그리고 한나라당의 선택적 복지과 충돌하고 있다. 이런 복지 정책을 들으면 국민들이 행복해야하는 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간사한 꾀로 남을 속일 때 조삼모사(아침 朝, 석 三, 저물 暮, 넉 四)라 한다. 宋나라 때 저공이 원숭이를 좋아해 여러 마리를 길렀다. 마침 먹일 도토리가 부족해 꾀를 냈다. 아침에 도토리 세 개, 저녁 네 개 주든 것을 바꾸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니 원숭이가 불만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같은 개수의 도토리로 원숭이한테 저공은 좋은 주인이 된 것이다.

 국민은 많은 혜택을 주는 좋은 복지를 바란다. 부자들의 것을 거둬 나누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하지만 제한된 재원인 걸 알면서도 퍼부어 줄 것 같은 복지 대중영합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여야가 봉이 김선달처럼 대동강 물을 팔아 재원을 마련할 것처럼 말하지만 그러다 국가재정이 거덜날 수도 있다. 아침에 세 개 받든 도토리를 네 개 받으면 당장은 좋을지 모르나 나중에 똑 같아진다. 국민은 원숭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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