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0:00 (금)
동빙가절(凍氷可折)
동빙가절(凍氷可折)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1.18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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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뼈를 에는 날씨로 전국이 꽁꽁 얼었다. 엄동설한에 ‘따뜻한 도시’ 김해가 동장군의 위엄 앞에 맥을 못추고 있다. 김해의 16일 최저기온도 영하 13.6도였다.부산은 최저 기온이 섭씨 영하 12.8도를 기록했다. 1915년 영하 14도 이후 96년 만의 강추위다. 부산에서는 1905년부터 기상 관측을 했다. 두 지역은 겨울에도 추위와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매서운 추위가 흐르던 물을 얼게 하면 단단한 얼음이 된다. 동빙가절(얼 凍, 얼음 氷, 가할 可, 끊을 折)이다. 즉, 부드럽던 물이 얼어 얼음이 되면 쉽게 부러진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빙하기가 찾아왔다고 호들갑이다. 그럴 만하다. 아무리 추워도 마음은 날씨의 매서움을 따르면 안 된다.

 삼호주얼리호가 지난 15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한국인 8명을 포함해 선원이 21명이나 승선하고 있었다. 정부가 청해부대 소속 구축함인 최영함을 투입해 구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해적에게 거액의 석방금을 자꾸 주다보니 우리 선박이 해적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원칙적인 대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해적들이 몸값을 받기 위해 우리 선박을 피랍했는 데 너무 강경한 자세를 취하면 정부의 ‘얼음 같은’ 태도가 혹 소말리아 해적과의 협상의 통로를 닫아 선원들의 생명이 위태로워 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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