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0:13 (금)
부중지어(釜中之魚)
부중지어(釜中之魚)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1.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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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픈 변호사는 굶주린 사자보다 더 무섭다’ 서양 속담이다. 내년부터 로스쿨 출신 변호사 1천500명과 사법연수원 수료자 중 판검사 임용과 군입대자를 제외하면 700명을 합해 2천200명의 변호사가 법률시장에 밀려들어온다. 그 이후 더 많은 변호사들이 양산될 것이 뻔하다. 말 그래도 무한경쟁 시대의 처절한 생존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창원의 한 법무법인에서 잘 나가는 변호사가 “창원지법 소속 변호사들은 위기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내년이면 창원지역 법률시장에 대변화가 일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중지어(솥 釜, 가운데 中, 어조사 之, 물고기 魚)를 언급했다. 솥 안에 있는 물고기가 서서히 데워지는 것도 모르고 유유자적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후한 말에 장강(張綱)은 황제 외척들이 권력을 멋대로 휘두르는 걸 보고 상소를 주도하다 광릉군 태수로 좌천됐다. 광릉군에 부임한 장강은 도적떼를 찾아가 귀순을 권했다. 두목 장영은 장강의 설득에 깊은 감명을 받고 울면서 목숨이 붙어있지만 마치 솥 안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과 같은 자신들의 형편을 말했다. 솥 안에 있으면 언젠가는 삶아져 식탁에 오른다는 것을 도둑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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