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23:08 (목)
"자신 책임질 수 있는 여성 되세요"
"자신 책임질 수 있는 여성 되세요"
  • 박여진 기자
  • 승인 2011.01.05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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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성단체연합 김인영 대표
▲ 경남여성단체연합 김인영 대표는 여성들이 나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주체성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말한다.
여성 인권ㆍ일자리ㆍ교육 등
12개 단체 뭉쳐 한 목소리
여성 중심으로 다시 한번…

 덖은 붉은 색 노란 색 장미가 따뜻한 물과 만나 빙글빙글 돌며 차가 된다. 꽃은 다시 한번 활짝 잎을 편다. 고된 차별 속에서도 활짝 피어오르는 여성들의 모습이 녹아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김인영(48) 대표는 자상하지만 똑 부러진 말투를 가졌다. 여성들과 상담을 해오면서 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에 감성적이면서도 이성적인 면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해 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여성운동 단체다. 경남여성회,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등 12개 회원단체들이 모여있다. 여성인권을 중심으로 지역 여성정책, 여성 일자리와 교육 사업 등 여성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김 대표는 20대가 돼서 경남으로 내려와 노동단체에 몸 담았다. 그러다 여성노동자회에서 여성문제에 대해 일을 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긴 했지만 남자 위주라 여성에 대한 의식은 많은 부족했죠. 여성에 대한, 여성을 위한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을 때쯤 1992년 마ㆍ창여성노동자회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하다 1998년 경남여성단체연합과 함께했다. "당시 존재했던 개별 단체들이 모여 우리도 한 목소리를 내서 새로운 목소리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마음이 모여져 사회가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느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달 7월 열린 여성정책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경남 여성임금근로자는 65.5%로 이중의 50% 가량이 임시ㆍ일용직이었다. 남성임금근로자 66.9%의 약 18.4%가 임시ㆍ일용직인 것에 비해 여성에게 더 불리하다.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비롯해 사각지대에 있는 미혼모, 여성 한부모, 여성장애인, 결혼 이주여성 등에 대한 인권보호와 다방면의 종합지원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경남여성단체연합이 노력하고 있다.  그럼 경남은 여성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보수적이죠. 경남의 여성에 대한 관심은 전국 중ㆍ하위권 정도라 할 수 있어요. 우선 여성에 대한 예산만 봐도 알 수 있죠. 가장 적습니다. 정책이 있어도 예산이 없어요."

 어려운 점에 대해 물었다. "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죠. 법과 제도는 변할지 몰라도 현실은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이 가장 아프고 어려운 점입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여성애 대한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여성들의 일상 속에 폭력이 만연하고 있어요" 여성들의 사회생활이 활발해지고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직장내에서 성희롱 등이 존재하고 있다. "임금도 못 받고 성희롱을 당했지만 오히려 해고 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한 20대 여성을 꼽았다. "대부분 상담을 하러오면 거기서 끝나는 소극적인 경우가 많거든요. 한 여성은 굉장히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서 놀랐어요. 이후 법적 소송에서도 이겼고, 회사 벽보에도 사과문이, 도내 신문에도 사과문이 게재 됐죠."  상처받았던 여성이 이제는 성희롱 예방교육, 사례 교육을 하는 강사가 돼 다른 사람을 돕는다.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대가 변하면서 요즘 세대들은 여성들이 이제는 차별받지 않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중심으로 다시 한번 평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막상 사회에 나간다면 여성이라서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는 자신을 지켜낼 줄 아는 여성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강조했다. "여성들은 나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주체성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실업문제, 여성문제, 북한문제 등 사회문제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박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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