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1:23 (토)
김해시, 난개발 급제동 추진
김해시, 난개발 급제동 추진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0.11.29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 춘 국 사회부장

 김맹곤 김해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관리지역에 입주한 나홀로 공장의 무분별한 산지 훼손으로 김해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사라졌다”며 “규제를 위해 산지개발 경사도 조절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산지개발 허용 경사도를 현행 25도에서 11도로 강화하는 관련조례 개정안은 지난 24일 시의회로 상정됐다. 이날 김 시장은 본회의장에 출석한 시의원들에게 “우리시 미래를 위해 대승적 판단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김 시장의 이 같은 산지개발 경사도 강화 추진의 배경은 왕도였을 만큼 사람살기 좋았던 김해의 환경이 병들어 가자 훼손된 산지를 복원하는 일은 차제하고 더 이상의 난개발만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 80년대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공장들이 저렴한 공장부지를 찾아 김해의 산으로 몰려들었고 김해시는 기업유치라는 미명아래 나홀로 공장들의 산지 훼손을 허용했다. 그 결과 인공위성이 촬영한 현재의 사진을 보면 김해지역 산지 대다수는 쥐가 갉아 먹은 형상을 하고 있다.

 공기 좋고 경관이 수려한 김해의 산마다 버티고 있는 나홀로 공장들이 대기와 수질오염을 가속화시켜 주거환경은 전국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기도 했다. “산지훼손 허가를 받아 주겠다”며 로비자금을 챙겨 달아난 사기꾼. 공무원들과 짜고 불법으로 산지를 훼손하면서 교도소 신세를 지는 이들도 속출했다. 시장선거에 개입해 선거자금을 투자(?)한 투기꾼들은 당선 뒤 자신의 입김을 이용해 산지훼손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지금 김해지역 곳곳에서 산을 파는 현장의 실소유주들은 형질변경과 산지전용 허가를 받기 위해 전ㆍ현직 정치인들에게 끈질기게 매달린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또 여러 개의 위장 법인을 만들어 다수의 공장이 입주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산을 밀고 공장용지를 조성 한 뒤 법인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땅을 팔아치우면서 탈세에 앞장선 지능적인 부동산 업자도 있다.

 3.3 ㎡당 30만 원 이내의 산지를 사들여 택지를 조성한 뒤 수십억 원의 차액을 챙기는 브로커들이 생기면서 싼 공장용지를 구하기 위해 김해로 몰린 제조업자들의 가슴에 피멍의 상처를 남기는 일들도 잦았다.‘한 건’에 성공한 이들이 졸부로 등장하면서 지역사회에 ‘뜸방각하’가 양산되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기도 하고 부동산을 둘러싼 사기사건이 빈번하면서 지역사회가 병들어가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렇게 사라진 산지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과 수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벌목으로 훼손된 우리강산을 푸르게 만드는 데는 수십 번의 식물일이 지나야 했던 일과 살기 좋은 땅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일은 선대들의 가장 중차대한 책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산지개발 허용 경사도 조례를 심의할 김해시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