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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본사, 분산배치 발상 버려라
LH본사, 분산배치 발상 버려라
  • 이용구 기자
  • 승인 2010.11.26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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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용 구 서울취재부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이전 지역을 놓고 국토부의 고민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이런 상황이 된 데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 LH로 재탄생되면서 붉어지기 시작했다.

 LH가 통합하기 이전에는 주택공사는 진주혁신도시로, 토지공사는 전주혁신도시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통합 LH가 출범한 뒤로는 통합본사가 어디 지역으로 가야 할지 난감한 처지가 된 것이다.

 이에 경남은 진주로의 일괄이전을 전북은 진주와 전주로의 분할이전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고 여기에다 정치권은 빨리 결정을 하라고 가세하면서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국토부의 책임이 크다. 애당초 이 문제는 합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혁신도시 건설 취지에 맞게 진주혁신도시로 일괄이전을 결정했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사안이었다.

 국토부는 이 문제를 가지고 이해당사자들과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몇 차례 논의하고 노력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지지부진 여기까지 왔다. 이런 가운데 결정권을 쥐고 있는 주무부처인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줄곧 분산배치 원칙을 내세우며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어 마치 분산배치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정 장관의 분산배치는 한마디로 ‘사장이 가는 본사’와 ‘사장이 안 가는 본사’로 나누자는 것이다. 사장이 가는 지역은 본사의 기구와 인원을 적게 하고, 사장이 안가는 지역은 많게 해야 공평하다는 발상이다.

 이같은 정 장관의 발상에 따른 것인지 국토부는 경남과 전북에 분할 비율을 얼마로 했으면 좋을지 각자 안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경남은 진주혁신도시로의 일괄이전을 요구하며 분할 비율을 ‘100:0’이라고 주장한 반면 전북은 ‘24.2:75.8’의 비율로 분할 이전을 제안했다.

 전북의 제안은 사장이 있는 본사 지역은 경영지원본부ㆍ감사실 등의 기구와 인원으로 24.2%면 적당하고, 사장이 없는 본사 지역은 나머지 실무부서로서 75.8%의 기구와 인원이면 좋다는 의견이다. 본사 분할에 소수점까지 나오는 웃지못할 비율까지 내놓은 셈이다.

 통합한 LH의 부채만도 현재 10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어렵사리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합친 게 LH다.

 이렇게 통합한 LH를 분산 배치한다는 발상은 안된다. 효율성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우리 정부가 어렵게 만든 국책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또 정치권에 휘둘릴 사안도 아니다. 통합 전 이미 토지공사보다 규모가 큰 주택공사 이전이 결정된 경남 진주에 통합공사의 본사가 위치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지역균형발전 측면 등 여러 관점에서 보더라도 LH본사의 진주 이전은 그 당위성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이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국토부장관은 분산배치 발상을 접고 이미 결정된 이전기관을 분산배치하자는 전북의 수정안에 대해서도 대응할 필요가 없다. 당초 혁신도시 건설 취지에 맞게 LH본사는 진주혁신도시로 일괄이전을 결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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